결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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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유로 헤어졌어 V2
우리 두 사람의 ‘사랑’에 의심은 없었다. 이제 1년 남짓한 기간이었지만, 세상 누구보다도 상대를 사랑한다고 믿었다. 받아들이지 못 할 행동이 없고 이해하지 못할 사고방식이 없다고 생각했다. 서로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우리는 항상 함께 했다. 서로 교제한 지 6개월, 우리는 집을 합쳤다. 각자 대학부터 자취를 해왔다. 본가가 모두 지방이다. 고향은 같지 않았지만, 세상에서 자신을 이해할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오늘부터 1일!’이라고 말했던 때가 기억난다. 그녀가 먼저 그에게 고백했다. 서로 해외 세미나에서 만났고 팀 빌딩에서 한 팀이 됐다. 같은 일을 해서 그랬을까?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했다. 손발이 잘 맞았고 그렇게 1주일간의 세미나..
2021.04.19 -
'delete'
*토드 헤인스 / 캐롤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다. 첫 눈에 반했다. 이것으로 상대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내 전부를 상대에게 집중하는 것이 타당한 의사결정인가? 첫 눈에 빠진 상대에게 다가가는 나의 모든 행동과 행위는 의사결정의 범주가 아니라 본능의 범주인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든 생각은 스토리가 평지를 달린다는 생각과, 군더더기가 없다는 두 가지 생각이다. 평지를 달린다는 것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같이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이 평지 위에 냇물이 흐르듯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의미다. 물론 스토리 내부에는 위기도 절정도 존재한다. 아마도 내 상태가 평지 위에 냇물이 흐르듯, 그 위기와 절정에 동조하지 못했음일 것이다. 그렇다고 재미없었다거나 아무런 감흥도 없다는 것은 아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
2017.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