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이유
하나씩 따라 하다 보면 지친다. 그래서 책을 서가에 꽂아 두고 도망치듯 다른 책을 집어 든다. 그러다, 의무감에, 이러면 안 된다는 자책에 다시 그 책을 집어 들고, 공부를 시작한다. 물론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할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다 보면, 또 지친다. 지겨워진다. 도움이 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고, 그래서 양식으로 삼으려고 책이 일러준 대로 따라 한다. 지친다는 것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책대로 해서 조금씩 나아지는 내 모습은 둘째로 하더라도, 책 내용대로 원활하게 흉내라도 냈다면 재미가 붙었을 것이다. 결코 중간에 그 즐거움을 스스로 잘라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읽었다가 한동안 보지 않는 과정을 되풀이하다보니 책의 앞부분은 너덜너덜 유물이 되어 간다. 그 손때와, 페이지 ..
2017.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