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2)
-
살짝 엿보고 싶은 진정한 나
위스키, 수첩, 신발, 가방, 책, 음악에 작가는 무엇을 담으려 했을까? 중국식 룰렛 K는 궁금했을까? 인간의 표정 뒤에 있는 속살이. 자신이 낸 답을 맞춘 사람들의 속살에 더욱더 큰 궁금증을 느꼈나? 초대된 사람들은 K가 낸 퀴즈에 정답을 맞힌 사람들이다. 이 게임은 마치, 뛰어난 사람도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임을 확인하고자 하는 궁금함은 아닐까? 그들도 다를 바 없다는, ‘너도 인간이지!’ 하고 확인하고는, 안심하고 싶은. 나만 보통 인간이라 이런 어려움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는, 그 쓸쓸함을 함께 걷고 있는 사람들 중 뛰어난 사람들도 있다는, 그런 위안을 얻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장미의 왕자 인간은 스스로의 힘으로 꽃을 피우고자 하지만, 꽃이 5월까지의 견딤과, 3월까지의 기다림을 거쳐 봉우리를 연..
2017.03.20 -
Urbanite가 선망의 대상이 되는 이유
상가와 편의점이 즐비하고 대중교통이 발달한 도시에서 가방은 얼마든지 작고 가벼워질 수 있다. 신용카드와 비상금만 든 머니클립 한개의 크기로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은 다른 형태의 가방을 지닌다. 가난한 나라의 시골로 갈수록 사람들은 짐을 많이 갖고 다닌다. 상점은 많지 않고 물건은 귀하며 그것을 살 돈도 없다. 우체국도 자동차도 흔치 않으므로 운반은 직접 해야 한다. 그들은 필요한 것과 옮겨야 할 것들을 모두 지니고 다닌다. 보자기나 상자가 가방이 되기도 한다. - 은희경 / 불연속선
2017.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