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체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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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살림
뉴욕에 도착했을 당시, 가구라고는 숙소인 스튜디오에 원래 했던 책상과 서가 하나씩, 그리고 유선 방송 케이블에 연결된 TV 한 대가 전부였다. 조금씩 늘어나는 도보 거리만큼, 우리 살림도 조금씩 늘었다. 책상 위 노트북과 DVD Writer, PDA, 회화책, 서가에 꽂힌 소설과 수필 중 일부, 서가 위 뉴욕 그림, 파워 탭은 가져온 용품들이다. 의자, 요가 매트, 서가를 덮은 매트, 향초, 책상 우측 바닥의 작은 상, 화장지 케이스, 서가에 꽂힌 책 몇 권은 현지에서 구입했다. 책상 위를 책과 노트북이 점령하는 바람에 작은 상을 사서 식탁 테이블로 사용했다. 베개와 커버, 에어 매트와 핑크 매트, 에어 매트 좌측의 러그가 현지 구입 용품이다. 세면대 앞 러그, 샤워 커튼, 세면대 우측 세탁 바구니, 샤..
2019.08.29 -
장기 체류 준비
소설 '샬롯의 거미줄'의 작가 E.B. 화이트는 ‘여기 뉴욕(Here is New York)’에서 뉴욕에 있는 사람들을 3 범주로 나누었다. 제1 카테고리는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이다. 뉴욕 토박이는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전 생애를 통해 뉴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제2 카테고리는 뉴욕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소위 도시(the city)로 불리는 맨해튼을 중심으로 지하철, 승용차, 버스 등을 통해 들어와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보내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E. B. 화이트에 따르면 뉴욕의 모습을 가장 적게 보고 경험한 사람들이라 한다. 아침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저녁이면 잠을 자러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외근이나 외부 미팅을 ..
2019.07.05 -
내가 어디 있는지 확인시켜 주는 것
인간이 생존하는데 반드시 있어야 할 3 가지는 무엇일까? 의, 식, 그리고 주이다. 생명을 기준으로 한다면, 식, 의, 그러고 나서 주일 것이다. 현대에는 여기에 문화를 삽입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반대다. 문화 혹은 문명은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즐겁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말을 나는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식은 정말 생명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이다. 의와 주가 부실해도 식이 없다면 인간은 생존할 수 없다. 의식동원(醫食同源)이란 중국의 사상까지 검토한다면, 식은 더욱 중요해진다. 약과 식의 원천이 같으니 잘 갖춰 먹으면 건강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니까. 이러니 생존을 위해서라면 양식, 한식을 구별하겠는가? 21세기가 17년 반 이상이 지났다. 우리는 무엇을 먹고 있나? 여전히 생..
2018.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