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일
뉴욕을 걸어보자. 건조한 여름엔 쉴 곳이 있다. 바람이 불거나 그늘 아래는 여름 아닌 시원함이 있다. 달아오른 도로 위를 걸어도 답답함이 없다. 냄새는 달랐다. 서양이라 해서 버터나 고기 구운 노린내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표현을 생각할 시간 없이 후각 신경의 피로로 곧 사라져 버렸지만. 도착 첫날의 걷기는 체류 기간 중 가장 힘든 걷기였다. 공항에서 숙소에 도착하고 택시에서 짐을 내린 후 나의 첫 걷기가 시작됐다.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6층까지 총 50kg이 넘는 짐 옮기기. 가장 부피가 큰 이민 가방(32 kg). 쭈그려 앉아 가방에 등에 지고 60도 정도 허리를 숙인 후, 한 칸에 22개 계단을 천천히 걸어 올라간다. 그리고 다시 내려와 백 팩과 작은 캐리어(약..
2019.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