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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당신의 현재는 몽환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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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lice Alinari on Unsplash




* 추천 음악: https://m.bugs.co.kr/musicpd/albumview/10383

 

몽환적이란, 눈을 뜨고 만나는 꿈 / WildSky

디자인, 미술, 음악에서 '몽환적'이라는 말을 만나게 됩니다. 꿈 같은 환상이라고 이해가 됩니다. 아련히 안개가 낀 듯한, 분명하지 않고, 현실과는 다른 무언가를 몽환적이라 이해하고 있습니다

music.bugs.co.kr



 

당신의 시간은 어떤가? 지나간 시간의 일은 바꿀 수 없으니, 현재만 놓고 이야기해 보자. 당신의 현재는 어떤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지나가는 시간이 매우 빠른가? 보람이나 쓸모가 없어 헛되고 허전한가? 덧없나?


몽환(夢幻)은 꿈 몽(夢)과 헛보일 환(幻) 두 자로 구성되어, 꿈이나 환상이라는 의미의 허황한 생각을 뜻한다. 때로는, 이 세상 일체의 사물이 덧없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다시, 첫 번째 질문으로 돌아가자. 당신의 현재는 어떤가? 무엇을 하고 있나? 그 '무엇'이 당신에게 중요한 일인지 인식하고 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무엇을 하고 있는 시간이 덧없다고 생각하나? 그 '무엇'을 하는 시간이 매우 빠르게 지나단다고 생각하나? 보람이나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나? 해결 방법은 몰라도 왜 그렇게 생각되는지는 인식하고 있나? 세상 일의 결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혹시 후자는 아닌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지금은, 몽환을, 덧없음을 사전에서 찾아 읽고 있다. 이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할 때도 그랬다. 하지만, 아무런 전제 없이 음악을 들었을 때 '몽환적이야', 아무런 전제 없이 그림이나 사진을 보았을 때 '몽환적이야'라고 식별한 기억은 없다. 몽환을 실감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실감할 것 같다. 안개가 가득해 눈앞에 펼친 손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 걸어도 걸어도 안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 지금 야근을 하고 철야를 하는 내가 아무런 보람도 없다고 느끼는 상황이 몽환적, 덧없는 상황이 아닐까?


Photo by Linus Sandvide on Unsplash




가끔 등산을 해 볼까? 2,000 미터를 평지에서 걸으면, 2 킬로미터이니까 1시간 안에는 끝점에 닿을 수 있다. 만일, 평지가 아니라 해발 2,000 미터라면 어떤가? 2~3 시간은 족히 걸을 것이다. 2~3 시간을 음악을 들으며 걸어 올라간다고 생각해 보자. 첫 1시간은 귀에 들려오는 음악의 리듬에 땅을 딛는 발을 맞춰 걷는다. 2시간에 가까워지면? 일단 음악 장르를 바꾼다. 경쾌한 음악을 들었다면, 지친 발에 맞춰 안정된 클래시컬 뮤직으로 변경한다. 가능한 여러 악기가 나오는 교향곡이 좋겠다. 아니면 시원한 빗소리 같은 피아노 음악도 나쁘지 않다. 그러다가 귓구멍을 꽉 채우는 무선 이어팟에 땀이 차는 걸 느낀다. 음악을 끄고 이어팟을 뺀다. 이제 음악 없이 걷는 것이다. 마지막 30분은 지옥이다. 눈앞의 길은 아직 오르막이다. 주위는 나무로 시야가 막혀 있다. 몸은 지쳐 늘어진다. 가능한 짐을 줄이기 위해 허리에 물병 하나 차고 올라왔다. 거의 비워진 물병이 너무 무겁다.


포기할 즘, 오르막이 끝나고 주위에서 가장 높은 땅 위에 선다. 막혔던 시야는 360도 뻥 뚫린다. 모든 신경이 움직이지 않으려는 다리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제 관심은 사방이다. 뻥 뚫린 사방을 한 번 쭉 훑는다. 다행히, 시원한 바람이 얼굴에 느껴진다. 얼굴부터 조금씩 땀이 마른다. 크게 심호흡을 한다. 지쳤다고 느낄 때 깊은 호흡은 근육과 인대의 피로를 푸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지치고 멈추려는 다리에 집중된 정신에 깊은 호흡을 떠올릴 수 없었다.


Photo by Shot by Cerqueira on Unsplash




산행은 어쩌면 몽환적이고 덧없는 과정인지 모르지만, 분명한 끝이 존재한다. 눈앞에 정상이 보이는데 길은 좌우로 지그재그일 때 정상이 가까워지지 않는다. '왜 난 지금 산을 오르고 있지?','과연 산행을 한다고 건강해질까?'에 집중한다. 불만이 쌓인다. 현실은 점점 더 덧없어진다. 더 몽환적이 된다. 작심삼일이 되는 원인 중 하나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에 집중하기 보다 '계획 자체가 잘못됐어', '정말 이 계획대로 하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나?'라며 계획에 집중하는 나이다. 계획의 진위, 계획이 올바른지, 계획이 나에게 맞는지 등등 계획에만 집중하면, 계획을 수행하지 않을 명분이 마음속에 쌓이고, 결국 작심삼일에 닿는다.


우리의 시간은 매일 갱신된다. 어쩌면 시간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단지 기억을 설명할 때 '지난 목요일에...', '내일 오후 2시에...'와 같은 용도가 있어 인간이 정해 놓은 인덱스일 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매일 24시간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원하는 인테리어와 위치에 내 집을 가질 수 있고, 희망하던 위치에 오를 수 있으며, 출시한 상품이 매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몽환적인 음악은, 하나의 예술적 분류로 인식하게 될지도 모른다. 몽환적 음악에 휘둘리지 않고.


https://youtu.be/ICumuKK5RJA





#음악추천 #몽환 #꿈 #상상 #판타지 #국내음악 #해외음악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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