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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피스를 보고 있다 세 번째
    영화 이야기 2022. 1. 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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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를 더할수록 상대를 물리치는 시간이 늘어난다. '도대체 언제 물리치나, 지금까지는 상대적이지만 수월하게 물리쳐왔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약간 지루하다. 물리치지 못해 안타깝지 않고 지루하다는 것은 작품에 대해 혹은 주인공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반증일까? 적어도 그렇지는 않다. 점점 1,000회에 가까워지고 있고, 매일 보고 있으니 말이다. 애정 없이 이런 일이 가능할 것 같은가?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가 강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상대의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주인공 팀은 징베까지 10명이지 않나? 물론, 가세한 사무라이들도 있고 기존의 카이도 반란 세력도 있으며, 루피네와 같은 목표를 가진 동맹 세력도 있다. 더욱이, 그만큼 상대가 기존 상대들보다 더 영리하다는 것이다. 상대 두목 혹은 선장의 지적 역량이 뛰어나다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머리가 뛰어나다는 의미다. 다행인 것은, 그 과정에서 우리 주인공과 주인공의 한패가 성장한다는 것이다. 집단 전체가 슬론화된 장관도 있지 않나?

     

    주인공 곁에는 온통 현실주의자뿐이다. "안 될 거야", "우회하자"는 말들이 상대가 강대할수록 잊지 않고 터져나온다. '불가능(impossible)'을 말하는 이들은 현실적이고 상황판단이 명확하다. 그 의견을 부정할 마음은 없다. 다만, 이 시점에서 피어나는 기대감 역시 부정할 마음이 없다. 

     

    Photo by  Annie Spratt  on  Unsplash

     

    집보다 한참 큰 상대를 다른 이들보다 작은 루피가 물리친다고 해서 이 작품이 판타지는 아니다. 우리와 다르게, 주인공은 그 과정에서 성장한다. 감옥에 갇혀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감옥 쟁투에서 그 기술에 익숙해진다. 이것이 판타지다. 투옥됐다고 해서 주저앉지 않는다. 옆에서 말하기도 전에 현실주의자가 되지 않는다. 이것이 판타지다. 

     

    내 주위에 자신의 목적을 위해 내 얼굴에 내 배에 펀치를 날리는 이는 없다. 새하얀 날이 선 날붙이를 들고 달려오는 이도 없다. 납탄을 쏘아대는 이도 없다. 대신, 금강석도 녹일 만한 말이 날아온다. "또?"라든가, '또?'라는 눈빛과, 구석 몰기가 난무한다. 말은 금강석도 녹일 만하다. 한두 사람의 핀잔과 혹평과 악담은 하룻밤 자고 약간 회복해 다시 출근할 수 있다. 하지만 팀 전체가, 부서 전체가 나를 그렇게 보고, 내 물음에 답을 하지 않는다면, M60 기관총을 들고 달려오는 상대보다 무섭다.

     

    주인공은 두 손이 해루석 수갑으로 묶여 있어도, 해루석으로 악마의 열매 능력을 사용할 수 없어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마음가짐을 다시 잡는 과정을 망설이지 않고 한다. 이렇게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모험은 중단되고 가치를 둔 보물에 닿지 못한다. 

     

    삶이란 모험에 부딪혀 나가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쓰러져도 일어나는, 변하지 않는 주인공의 굳건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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