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 중추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그 항목 중에는 인간의 희노애락에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 존재한다 생각한다.
쾌락 중추를 만족시키는 항목은 언제나 복수이지만, 환경에 따라 그 항목 중 하나가 일정 기간 쾌락 여부를 좌우하는 영향력을 떨치기도 한다.
연애, 취미, 일, 관계(가족 포함) 등이 쾌락 중추의 충전지가 될 것이다.
쾌락 중추는 충전지들에 우선 순위를 매긴다. 어떤 것은 부피만큼 가득 차야 하고, 어떤 것은 존재만 해도 된다. 즉, 어떤 것은 부피만큼 가득차야 안심이 되고, 어떤 것은 옆에 존재하기만 해도 안심이 된다. 쾌락 중추의 충전 여부는 항목별 안심 크기의 합이다.
사람은 혹은 인간은 결핍을 채우려는 본능이 존재하는 것 같다. 결핍이 인지된 곳이 가득 차면 안심하게 되고 소위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다.
결핍의 발생은,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았다 인식하지 못할 경우(순수하게 수신자의 판단 영역이다), 가지고 싶은 물건을 함께 지내고 싶은 사람과 지내지 못한 경우, 집단 안에서 소외된 경우(즉, 타인과 상호작용을 못한 경우) 등 때 벌어진다.
발생된 결핍은 결핍 요소로 채울 수도 있지만, 시기가 지나면 결핍 요소로는 충족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대체재가 선택되기도 한다. 즉 결핌을 충족시킬 원천은 오로지 결핍 자각자 고유의 선택이다.
대체재가 주는 충족감은 항상 충분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내가 대체재가 되는 경우 원망을 들을 수 있고, 내가 대체재를 선택한 경우 그 대체재를 원망할 경우가 있다. 여기에 존재하는 원망은 대상의 잘못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오로지 선택한 자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자신이 선택하고, 만족을 못했을 경우, 원망을 생성한다.
대체재가 사람일 경우, 그리고 원망을 생성한 경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내가 상정한 크기 이상일 수 있음도 알아야 할 것이다. 내가 손바닥으로 뺨을 쳤는데, 상대는 쇠파이프로 나를 가격할 수 있다. 대응의 형태는 자각의 형태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쾌락 중추를 충족하는 항목은 자의에 의한 것과 유전에 의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따라서 내가 선택한 것도 있고 선택하지 않고 감각을 통해 충족됨을 자각하는 경우가 있다.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모든 충족에는 시기, 환경이 큰 영향력을 미친다.
내 첫 사랑은 매우 아팠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결혼한 후에 첫 사랑과 재회한다. 재회 순간의 가슴 떨림은 저 사람과 맺어지면 내 결핍이 다 채워질 뿐만 아니라 쾌락 중추도 가득 찰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그 순간의 진실이다. 그러나 그 사람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긍정적인 진전을 한 경우도 있고 부정적인 진전을 한 부분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 있는 순간들이, 그리고 헤어졌을 때의 아쉬움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여기서 인간은 선택을 한다. 지금 이 순간의 가슴 떨림 만으로도 내 결핍은 충족될 것이라고. 이 선택은 만족의 수준을 줄여 거기에 만족하는 것으로 적응될 수 있고, 오히려 결핍이 더 깊어질 수 있다. 인위적 결정이 가져오는 결과는 시기가 지난 대상을 선택함에 큰 영향을 받는다. 나도 그 시간 동안 첫 사랑을 느낀 순간과 많이 달라진 것을 상정하지 않은 것이다. 아니, 자각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현재 눈 앞에 벌어지는 현상 및 상태에 따라 변화하는 내면을 느끼고 자각하는데 모든 긴장감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도 되겠다'라는 올바른 결정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