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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의 캐릭터
    영화 이야기 2021. 9. 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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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Jamie Taylor on Unsplash

     

    () 김용 작가는 신필(神筆)’이라고 불리는 작가다. 그의 사조 시리즈는 연출과 배우를 바꾸며 몇 번씩 시리즈로 제작됐고 신조협녀, 의천도룡기가 신규 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조영웅전, 신조협녀, 의천도룡기, 3가지 작품을 묶어 사조 시리즈라고 부른다.

     

    오늘 추천할 시리즈는 녹정기(鹿鼎記) 2020이다. 고 김용 작가의 사실상 마지막 작품이라고 하며, 배경은 청 건국 초 강희제 시대다. 반청복명이 활발히 전개되고, 건국 초 왕조의 안착을 위해 노력하던 시기다. 이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가상의 인물 위소보를 집어넣었다.

     

    녹정기2020

     

    이 드라마에서 인상 깊게 들은 내용은, ‘폭정을 일삼던 명나라를 왜 다시 일으키려 하는가? 백성을 위해 태평세월을 만들어가는 청나라를 왜 반대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왕조가 폐망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부분 세금이 높아 백성은 피폐하고 지배 세력은 자신의 권력과 재산을 키우고 지키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시대를 바로 이끌 생각하는 이는 힘이 없고 권력을 유지하려는 집단에 짓눌리며, 왕권은 약화되고 외척이나 특정 인물이나 집단에 휘둘린다. 신 왕조가 들어서면 백성을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 백성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다.

     

    화자의 생각으로, 복명(復明)을 외치던 사람들은 명나라 왕조를 다시 세우기보다 새로운 왕조를 세우려는 명분으로 삼았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대만에 터를 잡고 반청 운동을 전개하던 집단, 그들이 대만으로 탈출하면서 본토에 남은 사람들이 조직한 천지회. 시리즈에서 천지회는 진지한 집단으로 나온다. 대만의 집단은 천지회의 리더를 왕이 되려 한다고 몰아세우며 천지회의 힘을 흡수하려 한다. 그 사람들 속에는 자신은 한인(汉民)이고, 한인이 세운 나라는 명나라이기 때문에 오랑캐를 몰아내고 다시 한인의 나라를 되살리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혼란기 위에 이야기를 얹은 녹정기는 여러 차례 시리즈로 제작됐다. 소설 원작의 시리즈는 글로 읽으며 상상한 내용을 눈앞에 펼쳐낸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녹정기 시리즈들은 더욱 정치적인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여러 작품 중 2020년 드라마를 추천하는 이유는, 그 서사에도 있지만, 시리즈 속 캐릭터에 더 큰 이유가 있다.

     

    원작과 달리 녹정기2020은 원작의 큰 흐름을 쫓지만 다른 색이다. 시리즈는 인간 사이의 ()’를 더 강조했고, 신 왕조의 마음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 원작의 위소보는 강호의 밑바닥에서 뛰어다녔다. 소계자를 죽이고 오배의 등을 찌르는 원작 속 위소보는 시리즈보다 더 악()하다. 시리즈의 위소보는 자신에게 도움이 주거나 의형제를 맺은 사람,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연인을 위해 생명을 건다. 그 대상이 청나라 강희황제, 천지회 리더 진근남, 천지회 지역 향의 구성원들, 청나라 탐관들, 개성이 강한 여인들이다. 하지만 위소보는 그 의로 인해 위기에 몰린다. 그럼에도 위소보는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사람 간의 의에 두는, 원작보다 인간적인 캐릭터다.

     

    시리즈의 강희황제는, ‘행운의 장군인 위소보를 잡기 위해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 화자가 보기에 극 중 강희황제는 질투한 것 같다. 자신의 정치적 방향성과 반대에 서 있는 천지회를 위해 뛰는 위소보를 이중간첩이라고 몰아세운다. 위소보는 너를 실망하게 할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라고 자신의 진심을 내보이지만, 강희는 완전한 자기 사람이 되기 전에는 위소보 몰아세우기를 그만둘 생각이 없다.

     

    이런 캐릭터를 위소보 역의 장일산 배우와 강희 역의 장천양 배우가 실감 나게 연기한다.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자신을 황제로 대하지 않는 위소보에게서 자유를 느꼈다. 위소보의 좌충우돌로 문제를 해결하는 위소보에게 황제로서의 보답을 한다. 위소보는 헛꿈을 꾸는 천지회보다 백성을 긍휼(矜恤)히 여기고 내가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것은 그들의 노력이라며 명군이 되려고 노력한다.

     

    장일산

     

    장천양

     

    장일산의 위소보는 대본에서 위소보를 꺼내고 그 자리에 들어앉은 느낌이다. 장천양의 강희는, ‘스마트한 사람의 고뇌와 즐거움, 인간적 미소가 어떤 것인지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원작을 인간적인 의()’로 바꾸어 전혀 다른 서사를 만들어 냈지만, 흡입력 있게 전개된다.

     

    2020시리즈를 시청한 후 원작을 읽기 시작했다. 아직 2권 초반에 머물러 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위소보의 악함은 시리즈와 달라 새롭다. 원작을 읽고 시리즈를 봤으면, 이와 반대로 이야기했을 것이다.

     

    시리즈의 캐릭터는 대본의 설정과 배우의 외모가 합쳐져 표현된다고 생각한다. 녹정기2020의 장일산은 위소보가 되기 위해 배우를 시작했고 장천양은 강희의 모습을 화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배우를 시작한 것은 아닐까?

     

    고 김용 원작 시리즈 중 이와 유사한 생각을 한 것은 사조영웅전2017과 의천도룡기2019.

     

    사조영웅전 2017

     

    의천도룡기 2019

     

     

     

     

    #시리즈추천 #OTT #시리즈 #드라마 #김용 #녹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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