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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불완전하다.지난 글 2017. 3. 5. 13:33728x90반응형SMALL
유통을 통해서만 필수품을 구입하는데 익숙해진 덕분에, 유통이 되지 않으면 도시는 혼란에 빠진다. 쌀이 유통되지 않거나 구입할 수 없는 가격으로 유통되면 빵을 사러 가야 할 것이다. 양식에 혹은 밀가루에 친하지 않은 사람도. 현실 속에서 유추한 상황은 이렇다. 인식하지 못하고 마트에 갔는데 정기 휴일이었다. 집에는 1주일을 견딜 부식이 부족하다. 지역 사회 상권으로 발을 돌린다. 평소 사지 않던 곳이라 어떨까 싶다. 가격도 익숙하지 않다. 부식과 생활 소모품이 필요했는데, 없는 것도 있고, 여러 가게를 돌아다녀야 한다. 그런데 차 세울 곳은 없다.
만일 기존 도시 유통 외에 별도의 공급 라인을 구성원들이 갖춘다면(예를 들면, 집단 거주지(예: 아파트 단지) 중심의 고유 유통 채널), 도시인들은 보다 강력한 선택권을 갖게 된다. 물론 마트 규모로 공급망을 갖출 수는 없다. 우선 시작은 식품일 것이다. 현재 직거래가 가능한 식품 생산자들이 있다. 정보는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다. 연락을 하고 서로 크게 불편하지 않은 방법으로 공급 방식을 정하고 가격을 협상한다.
재력으로나 영향력으로나 일반 소비자들은 선택권에 많은 제한을 받고 있다. 마트에 진열된 범위 내에서, 마트에 붙인 가격에 따라 구매해야 한다. 가격이 올라도 가격이 내려도 필요하기 때문에 구매해야 한다. 소비자는 생산자가 드린 비용과 물건 고유의 가치 만을 지불하고자 한다. 그 만큼 지갑이 얇아졌다. 그러나 우리는 마트라는 거대 서비스 집단으로부터 물품을 구입하므로, 물품 고유 생산가와 생산자 비용, 그리고 구입 바로 직전까지 우리가 했어야 할 일을 대신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서비스 비용을 더해 계산을 하고 물품을 수령한다. 그 많은 과정과 일이 필요할까 싶지만, 그것은 소비자 영향권 밖의 일이다. 유통 집단의 편의성과 효율성이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통이 대신하고 있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 즉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해 일하여 한 달 급여를 벌고, 가족과 정을 나눈다. 즉, 도시인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것에 시간을 투자하기 위해 돈을 내고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시간을 마련하면서 소비자 고유의 선택권도 양보하고 있다.
건전한 지역 사회(community)를 구축하게 되면, 소비자 개인의 선택권은 증가한다. 단위 시간에 정기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데 투자함으로써, 여러 이점을 취한다.
- 기존 유통 체계에 넘기던 선택권을 거두어 들이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더 나은 결정을 하는데 거두어들인 선택권을 사용한다.
- 시간을 구매하던 태도를, 시간을 활용하는 태도로 변경하여 시간 사용권 속성을 변경한다.
- 직거래를 선택함으로써, 유통 기간 동안 보관되어 품질에 미묘한 변화를 줄인다.
- 재고를 구매하는 일을 줄이고 보다 건강하다 생각되는 식품 구매 기회를 늘린다. 덕분에 식품 선별 역량도 향상된다.
장점이 더 많을 것 같은 지역 사회 구축에도 함정은 있다. 즉, 과도한 규모를 가져갈 경우, 물건값은 싸질 수 있지만 돈의 향기에 몰려드는 파리떼에 고생을 할 수 있다. 지역사회를 중앙 집중적으로, 집행부에 너무 과도한 권한을 부여할 경우, 기존 거대 유통 조직을 상대하던 것과 동일하게 나의 선택권이 다시 제한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 사회는 집행부를 별도로 두지 않고, 지역 사회 구성원들이 모여 직접적으로 활동한다. 즉, 지역 사회의 일을 대리하지 않고 직접 구성원들이 나서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과 부패는 일어날 것이다. 돈이 오가기 때문에 돈의 향기는 사람을 돌게 만들기 때문이다. 도시인들은, 이렇게, 자연 속의 맹수들보다 더 지능이 높고 더 많은 방법을 보유한 맹수들에 둘러싸여 있다. 더구나 그 맹수는 태생적 맹수가 아니라 후천적 맹수이다.
지역 사회는 이렇게 구성되는 것이 가장 좋다.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자신에게 동조하고 유사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 혹은 지인들을 모은다. 최대 5명 이내이다. 그 5명이 지역 사회의 일을 함께 한다. 공급처의 조사 및 확보, 결정을 함께 하고, 물품 공급은 함께 받아 그 자리에서 나누고, 주문도 함께 모여 각자 필요한 만큼을 말하고 그 양을 총량으로 한다. 이 이상이 되면, 일하지 않고 물품을 확보하는 사람이 생기게 되고, 여러 명이 모임으로 해서 움직이는 돈이 커진다. 그리고 5 가구에 필요한 물품의 양은 그리 많지 않으니 프로세스도 복잡해질 이유는 없다. 준비 과정에서 5 가구의 가족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바가 상대에게도 이점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할 대화의 기술도 필요하겠다.
생산자 혹은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여러 지역사회를 상대해야 하는 불편은 있으나, 지역 단위로 배포처를 마련해 이 곳에서 일괄 처리함으로써 적정 수익을 확보한다. 제철 재료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상시 재료 2 가지를, 수확 이후 집단 거주지 단위로 Farmer's Market을 개설한다. 인근 주민들도 그 집단 거주지로 이동하여 직거래 상품을 구매한다. 뉴욕의 유니언 스퀘어에 가면 뉴욕 인근의 농장에서 나와 개설한 Farmer's Market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을 축적해 생산자도 비즈니스 감각을 향상시키는 기회로 삼는다.
소단위 지역 사회를 통한 유통이 활발해지면, 기존 유통 구조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다. 다양한 사건 사고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자신의 선택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신 차리고, 나태해지지 않고 자신이 가진 유일한 무기인 선택권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선택권을 잘 활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중요성을 논할 수 있다. 기능적으로 누군가의 지시를 잘 수행하는 사람을 양성하는, 현재의 기능 학습 체계로는 고유의 선택권이 태생적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초등학교 교육부터 선택권을 인식하게 하고, 이를 잘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 건전한 사회를 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선택권이란, 나를 대신할 공무원을 선택하는 권리, 내가 돈을 내고 사용할 서비스를 선택하는 권리, 내가 돈을 내고 구입할 제품을 선택하는 권리, 그리고 갈림길에서 어느 길로 가는 것이 좋은 지 선택하는 권리이다. 갈림길에서의 선택 능력 향상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16년의 기간이라면(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 대학 4년) 충분하다. 우선은 그것을 교육할 사람을 양성해야겠지만.반응형LIST'지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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