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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일어나 뭘 하지?지난 글 2017. 3. 9. 12:07728x90반응형SMALL
우연이든, 계획대로 밤 10시에 무사히 잠이 들었든, 아침 일찍 일어났는데 뭘 하지? 더구나 지금은 새벽 4시. 아무 계획도 없이 일어났더니 막연하기만 하다. 잠을 홀딱 깨어, 마치 야행성 동물이던 지난 날, 새벽까지 잠에 들지 못했던 상황과 동일하다.
필자가 야행성이 된 원인은, 현실 속 풀지 못한 걱정의 답을 찾느라 잠을 자는 것이 불안했기 때문이다. 머리가 돌지도 않는데, 마치 잠이라도 자지 않고 끙끙거리면 어느 마음 약한 신이 도와주기라도 할 것처럼 그렇게 눈을 벌겋게 물들이며 앉아 있었다.
어제는 몸이 이기지 못해 그냥 걱정에서 손을 놓아 버렸다. 그동안 쌓인 피로가 있어서 인지 머리는 그렇게 맑지 못했지만, LED 스탠드를 켜고 책상에 앉으니 서서히 멍한 머리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우선은 지난 해 듬성듬성 쓴 다이어리를 꺼냈다. 여백이 많은, 가장 앞 페이지를 폈다. 볼펜을 들고 오늘 꼭 해야 할 일을 적어 봤다. 계획을 세웠다기 보다, 오늘 꼭 마쳐야 할 중요한 일(마치지 못했을 때 여파가 가장 큰 일 중 나를 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일)을 적었다. 오전 11시까지 미팅에 발표할 PT본을 완료해야 한다. 계획만으로 존재했던 영어 공부도 마음에 걸렸다. 구체적으로. ( ) 영어 교재 ( ) 페이지는 꼭 ( )번 읽는다, 언제 어디서든 이렇게 썼다. 이렇게 적고 보니 삶이 건조해 보였다. 그래서 그 다음 줄에는 오늘 내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하면 즐거울까, 무엇을 해야 내 마음이 충족될까를 생각해 봤다. 그래서 가장 작은 염원을 하나 꺼냈다.
난 아직도 가방에 펜과 노트(플래너)를 가지고 다닌다. 그래서 퇴근 길에
글씨 연습
교재를 구매하기로 했다. 최근 여러 가지 책들이 나와 있었지만, 초등학생용 ‘바른 글씨체를 잡아 주는 속담 따라 쓰기’ (고영종 글 / 하이툰닷컴 그림)을 샀다. 얇은 것이 마음에 들었다. 하루 1 페이지만 하기로 했다. 오래간만에 맡은 서점의 책 냄새도 좋았다. 여기 저기 관심이 가는 코너를 돌며 신간도 뒤적이고 베스트셀러도 뒤적였다. 그것만으로도 무언지 모를 내 작은 염원이 채워진 듯 느껴졌다.만일, 새벽 기상이 오늘만이 아니라면 무엇을 할까? 요행히도 어제 저녁에 시작된 10시-4시 취침이 현실화 된다면 새벽 2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최근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 상단에
아침 글쓰기
관련 도서가 올라왔다. 여러가지 장점들이 기술되어 있다. 자기 개발 서적 중, 장점이 없는 내용은 없다. 다만, 나에게 맞냐, 혹은 내가 그 방법으로 시작해 나만의 방법을 가질 수 있냐가 문제일 뿐. 필자의 경우, 글을 쓰니 아침 글쓰기는 흠이가 돋는 주제이다.마인드 맵을 도구로 사용한다. 마인드 맵을 마주하고 떠오르는 단어들을 하나씩 타이핑 한다. 그러다 생각이 이어지면 생각나는 대로 쓴다. 주로 걱정거리가 많이 생각난다. 해결하지 못한 일, 망설이고 있는 일,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일이 많이 떠올랐다.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단어를 써보려고도 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나와 가족의 건강 유지 및 증진이다. 그래도 여기서 낙담하지 않고 꾸준히 긍정적 단어를 생각해볼 요량이다. 이렇게해서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혹은 인생의 원칙이 긍정적으로 건설적으로 수립된다면 좋겠다는 작은 염원도 가져본다.
독서
는 그 행위에 크게 의지하지 않지만, 항상 하는 일이다. 출퇴근할 때 지하철에서 시간 보내기 좋다. 출근길 스마트 폰이 아닌 책을 든 내 모습도 멋져 보인다. 그런데 스마트 폰 앱에 업데이트되는 가장 근접한 현실의 이야기에 시선을 자주 빼앗겼다. 책은 지난 간 현실 데이터에 기반 해 일정 기간 연구된 내용이다. 신간 서적이 아마도 현실에 가장 가까운 책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좋은 책에는 시간을 뛰어넘어 앞으로 살아갈 기반을 형성할 내용들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능한 나의 현실에 도움이 될 책들을 고르려 노력한다. 그렇게 고른 책을 새벽에 읽어 볼까 한다. 아침 독서는 두뇌에도 좋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텍스트는 단지 글자를 인식해 그 의미를 전달하는 것 외에도, 텍스트가 설명하는 내용을 머리 속에 떠올려 볼 기회를 제공한다. 텍스트를 이미지 화 하는 과정을 겪는다. 두뇌는 당연히 활발하게 움직인다.필자는 전체 페이지의 10%(대략 20~30 pages)를 읽으려고 노력했다. 읽으며 주석과 메모도 달았다(그래서 e-book이 좋다. 별도의 포스트 잇도 펜도 필요 없으니). 읽고 아 그런가 혹은 아 그렇구나 하는 것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이해하기론 이런 의미이겠다 등 주석을 달며 읽으면 훨씬 기억에도 오래 남고 생각할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요가
를 하는 사람이 전세계적으로 늘어났다. 뉴욕에서는 거리에서 여러 명이 모여 요가를 하는 퍼포먼스도 있었다. 요가는 7~8 시간 동안 온갖 자세로 잔 내 몸, 그리고 전일 일상을 견뎌 낸 내 몸. 그 몸을 쭉 펴준다. 경락을 자극해 기혈 순환을 정상화 하고, 척추 등 몸의 자세도 바로 잡는다.처음엔 스티브 아일그의 ‘남자 몸 만들기’를 참고 했다. 총 4개월의 프로그램으로, 1 개월 간격으로 단계적 훈련을 이끄는 가이드다. 웨이트 트레이닝(사용 도구가 많지 않다), 요가, 식습관, 명상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인데, 그 중 웨이트 트레이닝을 제외하고(중력을 이기는 훈련보다는 몸의 자세를 가다듬고 싶었다) 요가를 주로 참고했다.
최근에는 YouTube에서 Tara Stiles의 요가를 따라 한다. 한 가지 지침만을 맹신하는 것보다, 그리고 누구의 요가를 따라하느냐 보다, 필자는 ‘내가 지금 요가를 하고 있어. 꾸준히’가 더 중요해 보인다.
필자가 본 요가 동작 중 가장 우아했던 점이 매력적이었다. Beginner부터 능숙자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호흡과 다양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요가로 구성되어 있다. TV 수상기였던 iPad가 내 선생님이 됐다.
명상
. 그 위대하고 고결한 행위도 좋겠다. 필자는 한 동안 명상할 때 주제가 될 '나는 누구인가' 같은 질문 사례를 찾았다. 하지만 그렇게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 오히려 번뇌(자기비하, 걱정 재생 등)를 만들었다. 그래서 단전 호흡과 더불어 명상을 하며, 호흡수를 세고 있다. 10초간 복식으로 숨을 최대한 들이마시고, 10초간 멈춘 후 다시 10초간 최대한 내쉰다. 그리고 다시 10초간 정지. 그런 다음 다시 호흡을 들이마시는 과정을 반복한다. 타이머로 10분 정도 설정해서 그 시간 동안 호흡과 명상을 함께 한다. 의식은 배꼽 아래 가운데 손가락 두 마디 아래(단전)에 집중한다.아예
다도
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 요즘은 제주 녹차에 빠져 있다. 현미 녹차나 일본의 가루 녹차 등을 경험해 봤지만, 오설록과 스타벅스에서 제주 녹차를 맛본 후, 마트 PB 상품 중 제주 녹차 티백으로 시작했다(좀 비싸다, 나에겐). 녹차의 효능은 감기, 당뇨, 고혈압 예방에도 좋다고 하고, 당질 소화 흡수 저해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한다. 또한 소취 및 항산화 기능을 비롯해 중금속 제거, 항균 및 충치 예방, Free Radial 제거 효과, 콜레스테롤 제하 작용 등의 효능도 있다 한다. 물론 과할 경우, 소화 작용을 지연시키기도 한다.지금까지 생각한 항목들은, 땀 좀 흘리는, 신경을 곧추세워 집중해야 할 일들이다. 다도도 물 온도가 중요(물이 끓기 바로 전에 불을 끈다)하므로, 나름 신경 써야 한다. 상대적으로 다도가 가장 조용하고 안정된 행위이기는 하지만.
음악은 어떤가. 일어난 것이 까만 새벽이라면, 그리고 요가를 한다면 어떤 음악을 들을까. 요즘 필자는 요가를 할 때 Albume 'Ukulele Best' by Roy Natoyama를 듣는다. 의외로 리듬감이 있어 몸을 고무처럼 늘리면서도 흥을 첨가할 수 있었다. 차를 마시는 거라면, Albume 'Winter Journey' by Richard Yongjae O'Neill이 좋았다.
혼자만의 시간이 끝나고, 출근 준비에 들어갔을 때는, Albume 'Lucas Graham' by Lucas Graham이나 Album 'Blue Neighborhood <Deluxe Edition>' by Troye Sivan을 듣는다. 음악을 들으며 씻고 옷을 입는다. 아직 아침에는 춥고, 낮에는 더우며, 저녁에 다시 쌀쌀해지는 환절기. 유니클로의 청바지와 면 티 위에 울트라라이트다운재킷을 입고 후드 하나를 걸친다. 기온이 올라가면 재킷을 벗는다. 캐쥬얼 복식이 정말 편하다, 필자는.
이렇게 예방과 단련에 힘을 쏟는 시간일 수도 있지만, 현실적인 일을 처리할 수도 있겠다. 아무도 깨어있지 않은 시간, 생활 소음도 잦아든 그 시간에 어제 일을 마무리 한다. 물론 전일 새벽 2시간 정도면 마무리 할 수 있게 열심히 손가락을 놀렸다. 내용 검토 및 보완 혹은 별첨 검토 및 보완 정도가 적당했다. 그리고 다음 단계를 어찌할 지 메모하는 것까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중간 중간 톱날을 갈아 주어야 일의 능률을 높일 수 있다. 새벽 2시간은 이렇게 톱날을 가는 시간으로는 아주 적절한 시간이 될 것 같다. 또한, 주간 일과에 이어 잠을 쫓으며 일을 마무리하는 습관에서, 새벽에 일을 마치고 다음 전진을 그려보는 것 역시 매력적이다.
우리는 열심히 살아야 할 의무를 지고 태어났다. 생산적 인간이 되지 않으면 밥을 먹을 수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 얼어 붙은 현실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우리는, 몸을 쉬게 하고, 추스려 아침의 밝은 태양을 안고 일터로 힘차게 나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도시의 삶이란, 해가 뜨면 밭이나 논으로 나가 하루 종일 일하고, 해가 지면 돌아와 잠드는 방식으로는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전장이다. 그러니 가능한 더 나은 결과를 나에게 전해 줄,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최적화 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노력하는 것이다.
여러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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