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7. 16:53ㆍ지난 글
마르크스의 자본론, 플라톤의 국가, 대학, 중용, 그리고 한비자. 이 외에도 고전은 현대인들이 한 번쯤 읽어 보려고 노력하는 분야이다. 창의적 발명 혹은 성과로 세상의 시장을 이끄는 사람들은 인문학적 소양이 있다는 이유다. 창의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인문학에 밝다는 말이, 인문학에 밝은 사람이 창의력이 높다는 말과는 다른 의미인데도. 또한 철학을 통해 '생각의 힘'을 갖자는 메시지도 가끔 접하게 된다.
인문과 철학. 인류의 문화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은 과연 필요할까? 내가 몰라도 되고, 필요하면 아는 사람을 고용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해 달라하고 혹은 창의적인 상품을 만들도록 하면 되는데.
감각적이고 직관적인 판단과 결정은 편리함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인류에게 달콤한 사탕이다. 눈으로 보고 판단하면 되니 결정에 이르는 경로가 짧다. 이리 저리 살펴봐도 좋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가장 현실적인 판단 방법이다. 여기서 무시되고 간과되는 것은, 대대로 인간이 체험해 온 경험이라는 지식이다. 그리고 뇌를 오감으로 취득된 데이터를 연산하는 데에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어휘력은 타인의 경험을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지식으로 쌓을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 타인의 경험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해진다. 그 중에는 문자를 통한 기록이 있고, 공기를 매질로 전해진 대화가 있다. 자신의 체험, 오감, 그리고 타인의 체험이라는 '데이터 data'를 취득하고 이를 생각이라는 '연산 processing'을 통해 검토하고 내리는 결정 혹은 판단은 평균적으로 직관을 능가한다. 또한, 직관이 타고난 재능에 따라 결과의 질이 다른 것과는 다르게, 생각은 직관에 따른 결과 품질의 파고를 낮출 수 있다. 독서를 어떻게 했는가에 따라, 타고난 지능을 보완할 수 있다.
인문과 철학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은 어렵고 지루하다. 논리의 틀 안에 있어 내용이 딱딱하고 재미가 없다. 아는 사람만 보라는 듯 어휘도 익숙하지 않다. 인문과 철학의 기록을 이해한 후 얻는 과실은 충분히 달지만 그 과정은 인내를 요한다.
인문과 철학, 여기에 수학과 과학의 지식과 그 논리성을 익힌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도 않는다. 그 이유는 인문, 철학, 수학, 과학은 무엇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자재적 속성 때문이다. 즉, 그 지식은 팔릴 상품을 창의하는데 자재 혹은 기반으로 작용하거나 창의적 상품을 생각해 내는 논리라는 기반이 된다.
우리는 삶에서 어떤 현상을 마주 했을 때 이를 이해하고 분석해 그 핵심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역량을 필요로 한다. 그러한 역량은 인문, 철학, 수학, 과학에서 지식과 논리적 생각 기술을 취득하는 정도에 좌우된다. 삼각형 내부 3개각의 합이 180도 라는 사실을 익힌다고 하여 오늘 저녁 내가 조리한 음식이 더 맛있어 지지도 않고, 지루한 휴일 오후가 더 재미있고 흥미로워 지지도 않다. 즉각적 결과를 원하는 요즘 세태에 맞지 않는, 우둔한 역량 향상의 방법이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피타고라스 정리를 공식으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정리를 해 낸 논리적 생각 방법을 배우는 것이 수학이다. 플라톤이 생각해 낸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플라톤이 그 결론에 이르는 동안 어떻게 생각을 했는가를 배우는 것이 철학이다. 수신이 주된 내용인 논어의 대화 내용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자신을 갈고 닦는 것이 올바른 길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철학이다. 국가를 경영하는 방법을 대학에 적혀 있는 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왜 국가를 그렇게 경영하라 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대학이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수십 년 묵은 '인간'이라도 처음부터 성인용 인문, 철학, 수학, 과학 서적을 읽고 이해 하기는 쉽지 않다. 수십 년 묵을 동안 접한 세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른이라고 세상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아니다.
인문, 철학, 수학, 과학의 세계를 접하기 시작한 필자가 공유하는 '시작 방법'은, 청소년용이라고 출판된 학습만화를 통해 전체적인 모습과 흐름을 파악한 후 조금씩 깊이를 더해가는 방법이다. 아래 추천하는 학습 만화는 청소년용이라고 되어 있지만 사용된 어휘를 보면 어른도 모르는 어휘가 섞여 있다.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인문, 철학, 수학, 과학을 접할 때 사전이 필수 지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를 요약하고 있는 학습만화는 인문, 철학, 수학, 과학을 접하는 첫 단계로 적절하다.
필자만의 읽는 방법이 있다. 캐릭터의 대화는 무시하고 각 칸의 상단에 적인 설명글과 중간 중간 삽입된 정리 페이지에 집중하는 방법이다. 캐릭터 대화 중에도 설명 내용이 적혀 있는 경우도 있으니 모두 무시할 수는 없지만, 지문을 읽어 나가다 보면 인문, 철학, 수학, 과학을 시작하는데 필요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필자는 아래 5권을 읽고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는 '자본주의' 세계에 살고,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으며, '조직'에 속하는 경우가 많고, 시간이 갈수록 조직 내 지위가 높아져 '논리적이고 체계적이며 명확하게' 조치를 내릴 경우가 많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본을 활용해야 한다. 자유를 중시하다 혼란에 이를 경우 참주가 탄생할 수 있다. 내가 사회생활에서 실수한 이유는 이런 것이다. 법으로 기준을 수립 했을 때 조직의 힘을 결집하기 쉽다. 이런 생각의 잘잘못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는 단지 필자가 손에 쥔 내용이다. 여러분은 인문, 철학, 수학, 과학 학습 만화를 통해 어떤 시작을 열 수 있을까?
만화 마르크스 자본론
저자 최성희
출판 주니어김영사
발매 2009.05.29.
만화 플라톤 국가
저자 손영운
출판 주니어김영사
발매 2007.12.14.
만화 대학
저자 허경대
출판 주니어김영사
발매 2009.03.13.
만화 중용
저자 이수석
출판 주니어김영사
발매 2011.10.26.
만화 한비자
저자 권오경
출판 주니어김영사
발매 2009.08.20.
'지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羞花閉月 수화폐월 (0) | 2020.02.25 |
---|---|
집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면 (0) | 2020.02.19 |
실존 existence 實存 (0) | 2020.02.14 |
2월 13일, Billie Eilish의 007 테마 송이 출시된다 (0) | 2020.02.13 |
자기애 Selbstliebe (0) | 2020.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