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28. 08:59ㆍ지난 글
김찬의 '휴식 수업'에서 황제내경의 일부를 인용한다. 아래는 책 내용의 요약이다.
황제가 기백에게 묻기를 '옛 사람들은 100세가 넘도록 건강했으나 요즘 사람은 50세만 되어도 병이 드는 이유'를 묻는다. 기백은 이렇게 답변한다. '음양의 법을 구체적으로 실천했다. 함부로 먹지 않고 신체 활동이 신중해 지나치게 애쓰며 자신을 착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 사람은 술을 아무렇게나 마셔대고, 술에 취한 채로 성관계를 맺고, 욕심으로 정기를 마구 낭비하여 고갈 시키고 있다. 피상적 즐거움을 탐닉하여 참되게 사는 즐거움에 반하여 절도가 없기 때문에 50세만 되어도 쉽게 병들고 늙어버린다'.
'황제내경'은 2,000년 이상 중의학의 근본 자료로 취급된 고대 중국 의학서(https://ko.wikipedia.org/wiki/황제내경) 이다. 2,000년 전 사람들의 생활과 지금 우리의 생활, 다른 점이 있나?
피로는 인체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소화불량, 복통, 두통, 어지러움, 이명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서 자주 잠에서 깨서 화장실을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로는 정신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예민하고 쉽게 짜증이나 화를 내는 경우도 있고, 무기력으로 인한 우울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낮에는 너무나 피로해서 졸음을 이기느라 힘이 드는데 오히려 밤이 되면 잠이 오지 않아 불면증으로 고생하기도 합니다. *출처: http://www.kmp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570
현대 사회는 스트레스와의 전쟁 시대다. 많은 사람들이 모든 일에 있어 쫓기고, 지치고,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여러 가지 해소 방법 중 제대로 된 호흡 운동을 추천하는 이들도 있다. (https://wonderfulmind.co.kr/breathing-exercises-to-help-you-relax/)
편안한 휴식의 상태가 되도록 돕는 3가지 호흡 운동 — Wonderful Mind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든 일에 있어 쫓기고, 지치고,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편안한 휴식의 상태가 되도록 돕는 호흡 운동을 배우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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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는 다르다. 잠을 자거나 휴식을 한다고 해서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뇌가 쉬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 일을 하기 때문이다. 이 현상을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라고 하는데, 우리 뇌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을 때도 평소의 60~80%의 에너지를 계속 쓰고 있다. 마치 자동차가 주행하지 않고 공회전을 하고 있어도 연료를 계속 소모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쉬어도, 잠을 많이 자도 뇌의 피로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뇌를 휴식시켜줘야 하는 이유다. 미국의 정신치료 전문가 구가야 아키라 박사는 ‘뇌 휴식’과 관련해서 '마인드 풀니스(mind fullness)'라는 호흡법을 제시했다. 이 호흡법은 스티브 잡스가 심취해서 오랫동안 실천했던 것으로 유명하며, 구글과 페이스북 등 대기업에서도 사내연수 프로그램으로 실시하고 있다. 마인드 풀니스는 자기가 호흡하는 과정에 집중함으로써 ‘지금 여기(이 시간)’에 집중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이쯤 되면 도시에 공원이 필요한 이유를 느낄 것이다. 뉴욕 센트럴 파크를 구축한 이유 중 하나가, '지금 이곳(센트럴파크)에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 넓이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다'라는 이유도 있다고 한다.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기 위해 떠났던 뉴욕 체류 여행. 대중교통이 아니라 걷기를 선택한 이유도 휴식을 위해서 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센트럴 파크에서 휴식을 취했다. 워싱턴 스퀘어 파크, 유니온 스퀘어, 톰프킨스 스퀘어 가든 같은 공원과 센트럴 파크는 우리에게 다른 포지셔닝이다.
뉴욕 센트럴 파크는 3.41 제곱킬로미터(약 1,03만 평)의 면적을 가지고 있다. 나무도 많고 잔디밭도 넓다. 커다란 호수도 있다.
2005년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시간 동안 뉴욕 사람들은 넓은 잔디밭으로 돗자리를 가지고 나와 겉옷을 훌훌 벗고 태양에서 일광욕을 즐긴다. 휴일에는 피크닉도 즐긴다.
공원 양쪽에는 나무로 우거진 오솔길이 있다. 쉬엄쉬엄 걷기에도 좋고 크게 숨을 들이키기에 더할 나위 없다.
겨울에는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 여름에는 작은 연못에서 모형 모터보트를 띄워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도 보낼 수 있다.
센트럴 파크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도심을 잊게 된다. 마치 뒷산 약수터에 오르기 위해 산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과 유사한 기분이었다. 뒷산이 있음에도 부러워한 것은, 공원은 구릉이 있더라도 평지이고 몸을 누일 햇살 가득한 잔디가 있었기 때문이다. 힘들게 산에 올라 약수 한 잔 마시고 잠시 쉬다가 내려오는 과정은 노동 같다. 작은 도시락을 준비하고 돗자리를 챙겨 햇살 아래 눕는 것이 진짜 휴식 같다.
이런 공원을 가진 뉴욕 중북부 거주자들을 부러워했다. 왜 서울에는 이런 공원이 없을까? 정확하게 말하면, 내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에 이렇게 커다란 휴식 공간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비슷한 넓이와 구성으로는 올림픽 공원이 있겠다. 어린이 대공원도 서울 내에 위치한 대(大) 공원이다. 그런데 이들 공원에서는 마음을 놓지 못했다. 둘레 길을 따라 걷는 것에 집중했다. 올림픽 공원 넓은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준비한 도시락을 펼쳤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눕지 못했다.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심리는 아니라고 단언하면서도.
15년이 지난 지금이라면 어떨까? 올림픽 공원, 용인 호수 공원, 분당 중앙 공원, 어린이 대공원, 에버랜드, 서울숲에서 나는 일상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크게 숨을 쉬며 스트레스를 덜어낼 수 있을까? 아니면 아직도 뉴욕 센트럴 파크에 가야할까?
원효대사의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一切唯心造)'를 떠올린다. 그러나 필자는 '내 마음에 드는 것만이 나에게 휴식을 준다'라고 주장하겠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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