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resso의 매력은 무엇인가?
처음 맛을 본 기억은 우리나라에서다.
굉장히 쓴 음료였다.
'이 음료를 즐길 수 있을까?'
아메리카노로 되돌아갔다.
드립 커피를 집에서 내리기 시작하면서, 마시는 커피의 농도는 진해져 갔다.
커피만 마시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빵과 함께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
점점 진해지는 커피 농도에 살짝 걱정도 됐다.
'카페인 섭취를 이렇게 해도 될까?'
음식은 익숙해지면서 영향력이 높아진다.
시식을 하고, 샘플을 먹고, 할인 구매로 먹으며 그 음식에 익숙해진다.
비상기 기억으로 음식이 생각나고, 다시 먹는다.
이러면서 '취향 음식'이 늘어난다.
프랑스 파리로 출장을 갔다.
지속적인 야근과 철야로 커피는 필수 음료였다.
인스턴트커피, 프림, 설탕으로 시작된 커피 마시기는, 자판기 커피, 믹스 커피, 인스턴트커피만을 넣은 블랙커피로 전환됐다.
스타벅스가 국내에 진출하고, 아메리카노를 커피로 알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였다.
오늘의 커피로 기계식 드립 커피를 경험하고, 아메리카노가 '커피 음료'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언제나 선택은 오늘의 커피였다.
그라인더, 드리퍼, 서버, 주전자, 종이 필터를 구입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다양한 커피 원두를 구입해 마셨다.
취향 커피를 찾기 위해 물:커피 가루의 비율로 지속적으로 변경했다.
최근 커핑에 대한 책을 읽으며 골든컵 비율을 알게 됐다.
물의 양(mL) X 0.055 = 원두 가루의 양(g)
나의 비율은 '0.077'이었다.
인터넷에서 물 390mL에 원두 가루 40g의 비율이 괜찮다는 의견을 읽었다.
그대로 커피를 내려봤다.
드립 커피로, 커피 메이커로.
보통 드립 커피로 괜찮은 맛을 낸 비율은 커피 메이커에서 힘을 잃었다.
하지만, 390:40의 비율은 커피 메이커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굉장히 진한 커피를 마시게 됐다.
한동안 이 비율로 커피를 마시다가, 다시 0.055의 커피를 내려 가족에게 시음을 요청했다.
다들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이리저리 시도를 하다가 가족은 0.055, 나는 0.077로 비율을 정하게 됐다.
이 비율은 최근의 일이다.
다시 파리 이야기로 돌아간다.
81개국 지사 디지털 마케팅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를 1주일간 진행하는 출장이었다.
당연히 카페도 갔고, 레스토랑도 갔다.
특별히 주문을 하지 않으면, 파리의 파스타와 음식들은 굉장히 짰다.
식사를 하고, 식사 주문 방법을 알게 됐다.
이렇게 차근히 파리 음식에 대응을 하던 중, 식사 후 카페를 갔다.
최초의 카페 방문이다.
당연히 주문은 '커피'였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커피잔 분량의 커피 주문은 '브랜드 커피'였다.
'커피'로 주문하면, 작은 잔에 espresso가 나온다.
'아!'
이미 나온 커피를 취소할 언어 능력도 없었다.
그래서 한 잔 마셨다.
쓰지 않고 오히려 맛이 날카롭지 않은 마일드한 espresso였다.
'오!'
귀국 후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예전처럼 쓰지 않았다.
마일드하진 않았지만, 쓰지 않았다.
캡슐 커피를 알게 됐고, espresso와 롱거를 마셨다.
크레마가 가득한 커피는 새로운 취향을 가진 기회가 됐다.
아메리카노를 만들고, 라테를 만들고, 드립 커피를 내린다.
커피 취향이 다양해졌다.
이것이 espresso를 마시게 된 과정이다.
오래간만에 처가를 방문했다.
오래간만의 만남에 술이 빠지지 않는다.
이강주의, 배 향이 살짝 도는 술에 잔뜩 취해 잠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아침.
산책을 하며 산길을 내려가 읍내로 들어섰다.
아라비카 원두 100%라는 플래카드에 발길이 이끌렸다.
그리고 espresso를 주문했다.
파리의 그 맛이 났다.
가까운 커피숍에서 경험하지 못한 맛을 강원도 신림에서 만났다.
캡슐 커피도 주지 못한 맛을 이 숍은 선물했다.
신림에서 단골 삼을 숍을 만난 기쁨이 아침 싱그러움의 즐거움을 배가했다.
#에스프레소 #espres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