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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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달고 책임은 쓰다지난 글 2017. 12. 4. 16:02
박찬욱 / 아가씨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변한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 우리는 ‘인간’이라고도 ‘사람’이라고도 부른다. 동일한 것이 아니었단 말인가? 인간은 결코 습관의 변경이나 훈련으로 변하지 않으며, 습관의 변경이나 훈련으로 변화할 수 있는 존재는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해 왔다. 인간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으면 ‘사람’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사람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으면, ‘생각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다른 동물과의 구분), ‘어떤 지역이나 시기에 태어나거나 살고 있거나 살았던 자’, ‘일정한 자격이나 품격을 갖춘 이, 비슷한 말 인간’, ‘인격에서 드러나는 됨됨이나 성질’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나는 혼란을 겪었다. 나는 왜 ‘인간’은 변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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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생각, 익숙하지 않은 행동지난 글 2017. 11. 30. 16:23
오지은 / 익숙한 새벽 세 시 내가 세상을 사는 리듬과, 내게 다가오는 세상의 리듬은 달랐다. 내게 맞는 것과, 내가 좋아서 선택하는 것 사이에 차이가 컸다.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해, 읽고 보고 듣고 생각하고 썼다. 그리고 계획을 세웠고, 실천을 했고, 계획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떻게 난 나에게 맞지 않는 계획을 세울 수 있지?” 네가 나를 몰랐다. 그리고 현실의 나를 거부하고 ‘됐으면 하는 내 모습’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웠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하는 것은, 이전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몸부림이 아닌가? 당연히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 아닌가? 몇 번의 시도와 실패를 거듭하며 느낀 것은, 계획의 목표가 허황된 것이 아니라, 계획의 출발점에 문제가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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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이유지난 글 2017. 11. 28. 23:49
하나씩 따라 하다 보면 지친다. 그래서 책을 서가에 꽂아 두고 도망치듯 다른 책을 집어 든다. 그러다, 의무감에, 이러면 안 된다는 자책에 다시 그 책을 집어 들고, 공부를 시작한다. 물론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할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다 보면, 또 지친다. 지겨워진다. 도움이 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고, 그래서 양식으로 삼으려고 책이 일러준 대로 따라 한다. 지친다는 것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책대로 해서 조금씩 나아지는 내 모습은 둘째로 하더라도, 책 내용대로 원활하게 흉내라도 냈다면 재미가 붙었을 것이다. 결코 중간에 그 즐거움을 스스로 잘라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읽었다가 한동안 보지 않는 과정을 되풀이하다보니 책의 앞부분은 너덜너덜 유물이 되어 간다. 그 손때와, 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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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지만 히어로가 아니다지난 글 2017. 11. 28. 23:11
필립 노이스 / 솔트 에블린 솔트는 과연 남아 있는 Day X 요원들을, 그녀의 말대로, '다 죽여 버릴까?' 에블린 솔트를 영웅 Hero라고 말할 수 없다. 그녀는, 북한에 접근할 수 있는 독일 거미 학자를 포섭하는 것이 임무였다. CIA가 명한 바와 같이 솔트는 학자를 포섭하는데 성공한다. 솔트는 북한 공작을 위해 정유 회사 개발팀장으로 북한에 체류하던 중 스파이 혐의로 고문을 받는다. 훈련받은 바와 같이 그녀는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적에게 발각됐을 때 미국은 대상의 존재를 부정하고 모든 관계를 끊는다는 관례가 깨진다. 거미 학자가, 그녀의 '꾐'을 받았던 남자가, 정부, 의회 등에 청원을 하는 노력을 하여 그녀를 구해내려 하였고, 그것이 성공하여 포로 교환 방식으로 풀려난다. 이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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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마리는 내 등 뒤에 있다지난 글 2017. 11. 28. 22:37
이반 칼베락 / 미스터 앙리와의 조금 특별한 동거 일상의 순간마다, 우리는 충돌하고 갈등한다. 우리는 충돌과 갈등을 피할 수 없다. 왜냐하면, 세상은 온통 옳은 일들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코 물러날 수 없는 것이다. 배운 만큼, 아는 만큼, 준비한 만큼, 그리고 함께 협력하는 사람들과 합의 혹은 논의할 만큼 기세 등등하게 충돌과 갈등의 장에 나선다. 누구도 틀린 사람이 없는 세상. 누구도 물러설 수 없는 선 善을 마음에 두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들. 결코 세상에서 갈등과 충돌이 없어질 수 없다. 목소리가 높아지고, 온갖 근거와 이론과 논리가 뒤를 따른다. 때로는 감정도 실린다. 목소리는 더욱 높아진다. 상대의 선이 내 마음에서는 악이 된다. 대립한 덕분에, 상대는 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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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ete'지난 글 2017. 11. 27. 15:12
*토드 헤인스 / 캐롤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다. 첫 눈에 반했다. 이것으로 상대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내 전부를 상대에게 집중하는 것이 타당한 의사결정인가? 첫 눈에 빠진 상대에게 다가가는 나의 모든 행동과 행위는 의사결정의 범주가 아니라 본능의 범주인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든 생각은 스토리가 평지를 달린다는 생각과, 군더더기가 없다는 두 가지 생각이다. 평지를 달린다는 것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같이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이 평지 위에 냇물이 흐르듯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의미다. 물론 스토리 내부에는 위기도 절정도 존재한다. 아마도 내 상태가 평지 위에 냇물이 흐르듯, 그 위기와 절정에 동조하지 못했음일 것이다. 그렇다고 재미없었다거나 아무런 감흥도 없다는 것은 아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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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라고 여성 동료의 옆구리를 찌르지 말라지난 글 2017. 11. 26. 13:22
*출처(클릭) Mallory Schlossberg2017.08.30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하루의 노고를 잊는 우리들에게 행복한 시간이라면 환영 파티일 것이다. 회사가 한 턱을 쏘며 일과를 오후 5시에 끝내도록 독려하는 회사를 위해 일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회식은 직장 동료들과 더 가까이 연결되고 친근함을 느끼게 될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2014년 한 연구에 따르면 술자리를 많이 가질수록 사교에서의 지위가 더 높아진다고 하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이런 생각은 잘못 인도된 대학 생활의 술 생활을 떠올리면 실소하기 쉽지만, 직장 생활에서의 일이라면 다른 이야기다. 특히 기술 산업이 얼마나 남성 중심 시대(Mad Men–era)를 행복한 시간으로 부활시켰는지, 기업 문화에 동화하는데 술자리가 얼마나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