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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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인문학적 고찰
살인의 예술 레이먼드 챈들러는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 영국으로 이주한 후 영국 국적을 취득하고 대학을 나와 영국 해군성에서 근무했다. 이후 언론사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홀로 미국으로 돌아와 석유회사에 취직하며 정착한다. 그러나 알코올 중독과 불미스러운 사생활로 인해 실직하게 된다. 마흔 중반의 나이에 폐인처럼 지내면서, 잠 못 이루는 밤을 지새우기 위해 즐겨 읽었던 펄프 매거진이 그의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되었다. 작가로서의 제2의 삶이었다. 초기의 단편작들은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으나, 5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첫 장편 〈빅 슬립〉이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다. 이후 출간작들도 성공의 가도를 달리며 시나리오 작가로 할리우드에 진출하며 승승장구한다. 챈들러의 작품들은 불필요한 수식..
2024.02.14 -
천재와 사귀다
수학을 사랑할 수 있겠지! 2편 천재의 사전적 정의는 협의의 의미라고 감히 말하겠다. 사전을 구성한 전문가를 폄하하지 않는다. 다만, 정의(definition)의 범위가 좁아 보인다는 사견(私見)이다. 이렇게까지 이야기했는데, 화자가 생각하는 바는 무엇일까? 먼저, 사전적 의미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주 혹은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 여기서 화자는 ‘선천적으로 타고난’이란 문구를 생략하고, ‘재능’을 다른 단어로 교환하고 싶다. 평소 생각 역시 그러하다. 물론, 독자의 동의를 얻으려는, 깜찍한 의도는 아니다. 어찌 됐든, 남보다 뛰어난 재주 혹은 그런 역량을 가진 사람. 즉, 화자는 후천적 노력으로 경지에 도달한 이들도 천재의 범주에 넣는다. ‘천재’의 이면에는, ‘하늘이 내린 재능..
2021.05.19 -
수학을 사랑할 수 있겠지!
동사 ‘사랑’의 목적어는 사람만 대입될 수 있나? 만일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반려동물과 수집품들이 구석에 가서 몸을 찌그러트린 채 울고 있을 것이다. 사랑을 좋아하는 것이라 이해하고 있다면, 즉, Love를 Like로 이해하고 있다면, 대상은 더 넓어진다. 단지, 진정한 Love는 헌신이고 Like는 선호나 기호이니, 적용 범위는 더 넓어질 것이다. 이야기 속의 박사는 수학을 사랑한다. 빈틈없고 유연한 증명을 아름답다고 표현한다. 수학을 대화가 가능한 연인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마도 박사는 수학의 맥을 만났고, 그 맛을 보았으며, 그 맛을 좋아하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화자는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다. 사랑하는 대상이 수학이고, 수학과 교감 중이라니. 처음 원작을 읽다가 판타지 장면이 나오지 않을지..
2021.05.18 -
字示, 이정명 정은궐
눈앞에 조선 시대를 보여준 두 작가를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내 집중력도 빼앗아 갔다. 책 '뿌리 깊은 나무'는 드라마의 전개와 다르다. 두 작가의 작품에는 흥미를 끄는 역사적 소재들이 많이 등장한다. 세종 시대 조선통보의 주조와 실패에 관한 이야기. 조선 최초의 화폐가 조선통보이며, 이것이 세종 시대에 주조되어 시행되었으나 대중화되지 못한 점은, 이를 모르던 필자에게 흥미로운 소재였다. 또한 농사직설에 관한 흥미. 틈이 날 때마다 한국 고정 종합 DB(http://db.itkc.or.kr/)에서 조선왕조실록 번역본을 보며 '사극에서 처럼 멍청해 보이는 신하만 있었던 것은 아니네'를 연발한다. 그러나 이 사이트에 농사직설이 번역되어 있지 않음에,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혹시..
2020.03.02 -
실존 existence 實存
판타지를 ‘공상’ ‘상상’으로 정의하지 말고, ‘현재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 정의한다면, 각 분야에서 범인을 뛰어넘는 사람들의 업적을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판타지가 된다. 오컬트적인 요소, 즉, 물질과학으로 해석되지 않는 초자연적 현상이 가미되지 않아도 그렇다. 하지만 역으로, 판타지 인데 실제 존재했던 인물들에 기반 하거나 그들이 등장하게 되면 실감 수치는 상승된다. 음양사 저자 유메마쿠라 바쿠 출판 손안의책 발매 2012.02.10. 주인공 아베노 세이메이는 일본 역사에 기록된 인물이며, 마치 ‘셜록’의 왓슨 같은 미나모토노 히로마사 역시 실존 인물이라 한다. 물론 아베노 세이메이의 역사에 기록된 활동은 소설의 그것과는 다르다. 소설은 오컬트적 요소 외에도 ..
2020.02.14 -
재미있게 읽은 원작들
아래 작품은 실사화 진행 중
2020.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