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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력
    지난 글 2017. 11. 2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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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드 퐁티/ 끝없는 나무, 나의 계곡



    클로드 퐁티. 프랑스의 동화 작가. 상상력의 끝을 알 수 없다는 평을 듣는 사람.


    이런 평을 접하고 그의 책을 찾았다.

    클로드 퐁티/ 끝없는 나무, 나의 계곡              


    단 2권의 동화책으로는 내가 찾으려는 상상력 성장의 방법은 발견할 수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너무 얄팍한 욕심이다.

    왜 내게 상상력이 필요할까? 과연 상상력이란 무엇인가?


    영화, 도서, 음악, 그리고 드라마는 우리 삶의 단면과 일상의 단면을 보여 준다. 그리고 곳곳에 삶에 대한 통찰을 심어 놓고 혹시 겪을지도 모를 미래에 대해 미리 생각할 기회를 준다. 일상도 바쁜데, 그 개연성 있는 이야기로 인해, 다가올 거란 기미도 보이지 않는 미래에 귀를 세우고 있는 내가 우습다. 스스로를 우습게 여겨 마음에 그늘을 만드는 것보다는, 미래를 어제보다 나은 것으로 만드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느낀다.


    스토리 곳곳에 박힌 그런 힌트들, 그리고 내가 겪은 일상과 그 힌트들을 잘 연결해 어제보다 나은 삶을 만드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그 연결 방법은 나에게 맞는 것이어야 하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만드는 것에 상상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하고 나니, 여기에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 아니라 아이디어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어쩌면, 힌트를 얻어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할 방법을 찾는 것이니 상상력이 아니라 아이디어일 것이 자명하다. 그런데 왜 난 이것을 굳이 상상력이라 부르는가?


    상상이란, 현실에 없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고, 상상력이란 생각의 힘이다. 


    어느 사이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하늘에 닿을 듯 높아졌다가 이젠 회자되지 않는다. 언제나 있는 이런 트렌드 몰이가 일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스티브 잡스가 보여 준 상상력이 달성한 경제적 사회적 파장을 기억하는 것이다. 더구나 그러한 달성의 동인이 인문학에서 나왔다는 말에 고전부터 현대물까지 인문학이란 이름이 붙은 책을 찾는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 트렌드를 좇는 사람들의 마음속엔 스티브 잡스가 되려고 하려는 열망이 있었던 것일까? 아마도 어제와 다른, 더 나은 미래를 얻으려는 몸짓이었을 것이다.


    부가가치 높은 상상력에 도달하는 그 험난한 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려왔다. 현재라도 지키자는 마음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물러 나온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그 길을 걷기 위해 사용한 동인이 인문학이었더라도 아마도 이러한 방식은 그에게 맞는 방식일 것이다. 인문학이 상상력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본질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적혀 있고, 그 노력에서 발견된 통찰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맹자에서 발견할 것인가 공자에서 발견할 것인가? 무엇인가 획기적인 방법이 있지 않나 하는 바람이 인문학 열풍에 기름을 부었을 것이다.


    아이디어를 내다보면 벽에 부딪힌다. 문제집을 풀다가 이 길이 맞을 거라 풀기 시작했는데, 틀린 답이 나오거나 답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럼 답안지를 보고 자신이 놓친 부분을 찾거나 적합한 공식을 알게 된다. 그래서 답을 낸다. 이러한 방식은 굉장히 현실적이다. 되지도 않을 고민을 하는 것보다 정답을 보고 얼른 고치는 것이 현실적인 방편이다. 그러나 인문학 내에는 정답이 없었을 것이다. 아니 인문학은 정답을 눈앞에 보여주는 분야가 아니다. 


    얼마 전 아이가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한다. 성적도 결코 낮지 않은 아이가 그러니 필자는 충격을 느낀다. 

    “수학 시간에 배운 내용을 사용할 곳을 찾지 못했니?”

    “응”


    필자도 그 나이에 느낀 일이긴 하다. 우리는 2차 방정식이나 미적분, 로그 계산을 어디에 사용하려고 배운 것일까? 당시 필자가 선생님께 들은 말씀은

    “너희들이 사칙연산 이상은 현실에서 사용할 일이 없다 생각한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수학이라는 학문은 너희가 시장에 가서 돈 계산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학문이 아니다. 현상을 논리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며 문제를 해결할 때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알려주는, 과학적인 방식을 배우는 시간이다.”


    당시에도 살에 닿지 않던 그 대답을 내가 아이에게 했다. 아이도 나와 마찬가지로 이해가 닿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아이디어를 상상력이라 칭한 것은, 전에 없는, 획기적인, 부가가치가 큰 방법을 찾으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빠르게 해답에 도달해서 얼른 나아져야 하지 않겠나. 그러니 획기적인 방법을 창작해 내야 하고, 이러한 힘이 상상력이라 필자는 믿고 있다. 만일 나에게 상상력이 있었다면, 아이가 알아듣고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설명하지 않았을까? 그런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상상력의 힘이 아닐까?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은 이만큼, 내가 설명하려는 본질은 이런 내용. 주어진 문제는 이 2가지의 힌트를 담고 있다. 그럼 이 내용을 어떤 그림에 담을 것인가? 마름모 한쪽 각의 크기를 계산해 내야 하는 아이에게, 그걸 계산해 내면, 직접 손으로 잡을 수는 없어도 네가 문제를 해결할 생각의 힘을 기를 수 있어라고 알려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 내가 상상력이 있다면 어떨까? 밥을 내가 직접 수저로 떠서 입에 넣어주는 이런 방식의 형태 말고, 아이가 수학이라는 학문이 왜 필요한 지 깨달을 수 있도록 힌트를 주는 방법은 생각해 내지 않았을까? 이러니 상상력에 대한 목 마름이 생기는 것이다. 스스로 깨닫게 도와주는 것이 교육이다. 그러니 이렇게 어려운, 비현실적인 방식을 그려내려 노력한다. 그것이 맞는 방법이다. 다만 내가 역량이 안되는 것이다.


    다음엔 어떤 상상력 있는 사람이 이룬 성과를 살펴볼까? 그리고 내게 필요한 상상력은 사각형일까 원형일까?



    *이미지: Photo by Tachina Le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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