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관하여

2020. 5. 21. 15:51지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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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About time은 삶의 여유를 주제로 한다.

우리는 매일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어제와 같은 장소와 어제와 같은 경로를 그대로 밟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 종일 나에게 다가오는 순간들과 장소들을 긴장 가득한 눈과 마음으로 맞이한다.
우리는 실수를 두려워한다.
실수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가능한 실수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눈앞 한 점에 시선을 집중한다.

나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아버지는 이렇게 조언한다.
“시간 여행을 이용해 하루를 똑같이 살아보라”라고.
나는 그대로 실행한다.
아버지 말씀대로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세상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아름다움, 고움, 부드러움, 포근함, 그리고 나누는 행복이 보인다.

영화 속의 나는 그렇게 인생을 배운다.
하루를 다시 산 덕분에 시간여행을 하지 않게 됐다.
가능한 평범하게 산다.
시선을 조금 넓혀 본다.
친절을 나눈다.
정말 기뻐하고 진심을 다해 행복해 한다.
가식이 아니라 마음이 충분히 느끼도록 시야를 넓히니 진심에서 여러 가지가 나온다.

영화 About time은 우리가 사는 시간에 관해 말한다.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소재로 활용하고, 스릴도 없고, 사건 사고도 없는 이야기지만 그 포근하고 아늑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사랑하는 이의 아픔이 있고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이 있다.
두 손을 꼭 쥐게 하는 범죄가 없어도 이 아픔과 이별의 슬픔에서 우리는 충분히 진심으로 집중하게 된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내가 생각한 바는 삶의 여유의 최고봉은 고전에서 유머를 찾는 자신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필자는 아직 고전을 한 권도 제대로 시작한 적이 없다.
전적으로 취향의 문제다.
인간은 누구나 삶의 중요한 주제가 있다.
그래서 문학 작품은 ‘좋아하는 것’이란 취향의 범주에 속한다.
그래서 고전에 유머 요소가 있는지 잘 모른다.

영화 속 아버지는 디킨즈의 소설에서 유머를 찾는다.
그런 삶의 여유가 있었기에 이별이 슬퍼 몇 번이고 과거로 돌아가 아버지와 탁구를 치고 함께 과거로 돌아가 해변을 뒹굴었을 것이다.

다음으로 높은 수준은 결정의 순간에 잠시 생각하는 태도를 갖는 상태다.
영화 카모메 식당의 나는 그렇다.
핀란드에 오기 전, 핀란드에서 식당을 시작하고 손님이 없을 때, 서점에서 그녀에게 독수리 오형제 주제곡을 배울 때, 짐을 모두 잃어버린 그녀를 대할 때 나는 잠시 생각한다.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결정의 순간, 우왕좌왕 하지 않고 잠시 생각할 수 있는 나.
그것이 재능이든 역량이든 중요하지 않다.
어쩌면 습관이다.
반복에 의해 나의 속성이 된 습관일 수 있다.

인간이 신보다 무서운 점은, 반복하여 익숙해지면 타고난 재능이 아닌 후천적 재능을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화 속 초월적 존재들 역시, 당시의 표현대로 라면 신이었을 그들도, 사실은 거듭된 반복으로 능력을 개발한 이들일 지도 모른다.

우리는 삶의 시간을 어떻게 살고 있나?
어린 아이 때는 실수가 곧장 징벌로 이어졌을지 모르지만, 성인이 된 지금 실수는 교훈이자 시야를 넓히고 결정하기 전에 잠시 생각할 기회일지 모른다.

필자는 지금도 어른이 되고 싶다.
차분하고 이지적이며 지혜로운 어른.
여러분이 바라는 어른의 모습은 무엇인가?
여러분이 살고 싶은 시간은 어떤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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