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변하지만 변치 않는 것

2020. 6. 23. 20:27지난 글

728x90
반응형

부부 혹은 연인 이야기를 해보자.

 

남녀가 만나 평생을 기약하는(최근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결혼에 이르는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부부가 되기 전에 연인의 과정을 지난다. 연인이 되기 전에 서로 '오늘부터 1'을 선언한다. '오늘부터 1'을 선언하기 전에 상대의 매력에 함락된다.

 

'함락'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녀가 나에게 반했어, 사실은.' '그가 나에게 반했어, 사실은.' '사실, 그가 / 그녀가 나에게 고백 했지.' 무엇이 사실이든 무슨 상관인가? 둘은 이어졌는데.

 

연인의 기간은 몇 개월, 몇 년 동안 진행 됐나? 처음 나를 함락한 매력은 얼마나 오래 상대의 마음에 유지 됐나? 사실, 모르지 않나? 처음, 상대의 마음 속에 폭죽을 쏘아 올린 후 포연과 함께 사라져 버리고, 그 여향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여향도 없어졌을 지도 모르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면, 연인간, 부부간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는 것 같다. '정으로 사는 거지.' 고운 정이 더 많으니 아직 함께 있는 것이겠지만, 이젠 연인이 아니라 동료로 지내는 것은 아닌가?

 

세상은 변했다. 이제는 이성간 관계 외에도 동성간 관계 마저도 존중 받는 분위기다. 인종간 관계도 마찬가지다. 세상은 점점 다문화 가정으로, 다문화 연인으로 변하고 있다. 세상은 변했고, 연인의 구성요소도 추가되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화두는 '매력'이다. 이성 간이든 동성 간이든 상대의 대한 매력이 옅어지고 엷어진 관계를 개선해 볼 생각은 없나? ', 굳이'라든가 '이제서야!'라며 도리질이 나는가?

 

'연인'의 구성 내역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정으로 지내고 동료로 협력하는 관계' '연인의 매력'으로 관계를 지속하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겠다.

 

어쩌면, '이제서야 왠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상기할 것이 있다. 이 글은 상대의 매력을 어떻게 다시 찾느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질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매력 있는 사람으로 지내는가에 있다. 지극히 이기적이고 나만 아는 목표인 셈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기대하면 곤란하다. '매력적인 나로 다시 나는 몇 가지 방법' 같은 매뉴얼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신의 매력 유지 방법은 당신의 몫이다. 누가 알겠는가, 당신의 매력이 무엇이고 몇 개나 있는지를?

 

결론은 이렇다. 질리지 않는, 계속해서 매력적인 사람이 되자. 언제나 새로운 매력이 철철 넘쳐야 한다고 부담을 주려는 말은 아니다.

 

몇 십 년 동안, 그리고 아이들에게 조차 소개하는 설렁탕 집이 있나? 필자는 어머니로부터 결혼 전부터 가시던 명동 칼국수 집 본점과 오장동 냉면 본점을 소개받았다. 만족스러웠다.

 

설렁탕과 냉면인데 이 두 식당은 이런 사랑을 받기 위해 어떤 방법을 전개하고 있나? 이건 일반적인 질문이다. 이 두 식당은 자신의 매력이 질리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떤 노력에 집중하고 있나? 레시피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세상은 변하고 식자재도 변한다. 그러나 언제 가든 '맛있다'라는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들이 고생도 무릅쓰는 방법은 무엇인가? 거의 눈에 띄지 않게 변하는 세상과 식자재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미세한 조정을 지겹다 생각하지 않고 추진해 왔다. 언제나 새 것 같은 것이 아니라 질리지 않는 맛을 유지한다. 맛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존재하는 것 같다. 언제나 거래하는 식자재 상인과 두터운 우애를 자랑하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파트너와는 부드럽게 안녕을 고한다. 유지에는 삭제도 포함된다.

 

'우리 가게의 레시피는 너무 올드해! 획기적 변화가 필요해'라는 접근은 성공도 많지만 실패도 많은 방법이다. 드라마 'Why Woman Kills'에서 식당 종업원과 바람이 난 남편을 돌려세우기 위해 안 사던 새 옷과 향수를 뿌렸고, 반응 없는 남편에 골이 나 나체로 식사 테이블에 앉는 장면이 있다. 이것과 다르지 않다. 웹 사이트를 리뉴얼 할 때도, 신 기술, 신 기법, 신 동향을 잔뜩 반영해 내부적으로 굉장하다는 평가를 받고 오픈했지만, 기존 매출 기여자들이 원래 찾는 메뉴를 못 찾아 우왕좌왕 하다가 다른 사이트로 이전하는 경우와 유사하다.

 

만화 '바키'에서 주인공이 처음으로 연인을 사귀게 되자, 그들 만의 은밀한 시간에 뛰어들어 상대 여인에게 이런 망발을 지껄이고 나간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여자가 되라!' 말은 망발이고 귀에 담기에 더럽지만, 전하려는 핵심은 기억할 만 하다. 매력을 유지하는 기준은 상대가 질리지 않게 하는 점이다.

 

이제 두 번째 생각을 해보자.

 

나의 매력은 상대의 마음에서 언제 사라진 것일까? 귀가 후 양말을 방문이나 세탁 바구니에 휙휙 던지기 시작했을 때? 아버지처럼 누워서 이래라 저래라 하기 시작했을 때? 아내가 무엇을 하던 TV 혹은 스마트 패드 앞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맞벌이 하면서 가사는 협업하지 않을 때?(가사는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 더 잘하는 사람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길거리에서 다른 이성/동성/인종에게 눈길을 줄 때? 상대가 무엇을 하던 칭찬 한 자락, 비판 한 자락 없이 '그래'로 일관할 때? 즉 관심 없어 할 때?

 

정리하면, 시선이 상대에서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시점이고, 그 시점부터 상대에게 매력적이 아니라 혐오적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자신의 매력을 스스로 잊고 동물처럼 살 때일 것이다. 즉 생긴 대로 산다는 말이다. 스타일에 신경 쓰지 않는다. 사회적 매너에 둔감하다. 생활 긴장감이 떨어진다. 정체되어 있다. 새로운 뉴스에 반응하지 않는다. 상대를 잊은 듯 행동한다.(화가 나서 일 수도 있다.)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알자.

 

나는 이해력이 높은 사람이다. 나는 상대에게 집중한다. 나는 매너 있는 사람이다. 나는 멋지게 마무리 하는 분야가 적어도 하나 있다.(요리든, 빨래 든, 청소 든, 집안 수리 든, 육아 든 뭐든.) 나는 잘 생겼다. 나는 씩스 팩이다.(사라지지 않는 구분선이 내 매력이다.)

LIST

'지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 위해 풀 과제  (0) 2020.06.24
미디어와 대중  (1) 2020.06.24
Growing up 1  (0) 2020.06.21
도자기  (0) 2020.06.19
  (0) 2020.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