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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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추억을 만드는 그림
햇살이 따스한 오후다. 카페 테르마이 thermæ는 도로 쪽으로 난 전면 창으로 유명하다. 4 계절 내내 따스한 햇살이 들어와 움츠린 어깨를 데운 듯 서서히 펴게 한다. 카페 이름처럼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는 느낌이다. 뜨거운 음료를 파는 주막이란 의미도 가진 테르마이는 스트레스에 절어 있는 사람들에게 오아시스였다. 창으로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 온천에 몸을 담근 듯 포근한 의자와 따스한 음료. 도시인의 오아시스임에 틀림없다. 전면 창은 남쪽을 향해 나 있다. 전면 창을 측면에 둔 테이블은 총 3개. 각 테이블에는 두 사람이 여유 있게 앉을 수 있는, 직물 소파가 두 개씩 놓여 있다. 보기에 팡팡한 소파인데 부드러운 원단의 좌석은 엉덩이를 살며시 감싼다. 그대로 등을 기대면 등도 약간 안긴 듯 파묻힌다...
2020.04.16 -
살짝 엿보고 싶은 진정한 나
위스키, 수첩, 신발, 가방, 책, 음악에 작가는 무엇을 담으려 했을까? 중국식 룰렛 K는 궁금했을까? 인간의 표정 뒤에 있는 속살이. 자신이 낸 답을 맞춘 사람들의 속살에 더욱더 큰 궁금증을 느꼈나? 초대된 사람들은 K가 낸 퀴즈에 정답을 맞힌 사람들이다. 이 게임은 마치, 뛰어난 사람도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임을 확인하고자 하는 궁금함은 아닐까? 그들도 다를 바 없다는, ‘너도 인간이지!’ 하고 확인하고는, 안심하고 싶은. 나만 보통 인간이라 이런 어려움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는, 그 쓸쓸함을 함께 걷고 있는 사람들 중 뛰어난 사람들도 있다는, 그런 위안을 얻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장미의 왕자 인간은 스스로의 힘으로 꽃을 피우고자 하지만, 꽃이 5월까지의 견딤과, 3월까지의 기다림을 거쳐 봉우리를 연..
2017.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