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받아주기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수많은 이별과 눈물, 수많은 분노와 싸움.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선한 마음인데 왜 이별, 눈물, 분노, 싸움이 발생하는 것일까? 의식의 전면에 위치하던 상대에 대한 애정이 상대로 인해 감소하거나 사라진다 하여 과연 잘못은 상대에게 있는 것일까? 혹시 그 계기가 ‘상대는 사랑하지만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마음’, 즉 나의 기호가 작용한 것은 아닐까? 수많은 사랑의 맹세 중에 ‘영원히 너를 사랑해’보다 ‘네가 좋아하는 것들 모두를 좋아할 거야’가 더 엄청난 맹세 임을 우리는 잘 모른다. 이유는 한 가지. 내가 사랑한 대상은 상대이지 상대의 기호는 아니었다. 어쩌면, 매우 슬픈 이야기이지만, 상대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상대가 ‘내 기호 내’에 있기 때문은 아닐..
2020.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