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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 '남자들에게'를 읽고
‘재능은 뭐. 하루하루 별일 없이 사는 거지’라는 마음이 이미 당신을 채우고 있나? 참 부족하다.
‘너는 왜 그러니! 이렇게 하면 되잖아’라는 어머니나 누나나 형이나 아버지나 혹은 타인에게서 조차 이런 말을 듣고 살고 있나? 참 부족하다.
그러나 ‘부족하다’는 말은, 어떤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따져 나온 결과일 뿐이다. 타인의 기준에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내 기준이 아니다. 내 삶의 선택권은 나에게 있다. 그런데 마음이 상하고 있다. 타인들의 에누리 없는 판단에, 나의 단련되지 않은 마음은 무수한 생채기와 긁힘에 피가 맺히고 있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 그런데 잘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눈만 마주치면 잔소리를 해대는 것에다가, 매번 ‘조언’의 내용이 바뀐다. 그런 일을 꽤 오랫동안 겪다 보면, ‘아, 난 아무것도 없는 인간이구나’라는 ‘타인이 내린 정의’가 내 동일성(identity)이 되어 버린다.
이런 상황에서 시오노 나나미 선생이 ‘남자들에게’ 할 말씀이 있으셨나 보다. 아, 남자여. 채울 부분이 많은 그릇이여.
혹시, 혼자 하는 일 중에, 누군가의 방해가 없다면, 즐거움을 느끼고 집중하는 일이 있나? 없을 리가 없다. 누구나 자신을 즐겁게 하는 일을 한 가지 이상은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희망이 있다. ‘난 아무것도 없는 인간’이 아니다. 적어도 60억 지구인 중에 한 사람은 그 일로 인해 즐겁지 아니한가! 그리고 스스로 집중력을 경험하고 있다! 2 가지면 난 훌륭한 장점을 이미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실망하지 말길 바란다.
자, 적어도 하나의 희망을 발견했으니 출발지가 될 발판 하나를 찾았다. 그럼 이제 앞으로 나아가자.
여기서 겁을 먹지는 말길 바란다. ‘아직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앞으로 나갈 수 있어!’라고 말하지 말란 말이다. '이제 전진한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 지금보다 더 나은 자기가 되기 위한 여행을 출발했다는 말이니까. 이미 당신은 훌륭한 장점을 몸소 발휘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나 아직 속도는 눈에 띌 정도는 아니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 또한 그로 인해 추진력을 얻을 수 있으니 안심하길 바란다.
National Geographic에서 호랑이나 사자가 사냥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없다면 찾아보기 바란다. ‘이미 봤는데... 뭘 더 보라는 말인가?’라는 생각으로 보지 말길 바란다. 만일 간과한 부분이 있다면, 좋은 시각적 경험이 될 것이다.
이 Documentary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사자나 호랑이가 사냥을 하는 순간까지 자신의 집중력을 흩트리지 않는다는 것을 목격하는 것이다. 주위 풀들이 얼굴을 찔러도, 작은 잔가지들이 있어도 그들은 목표를 포획하여 완전히 무기력해질 때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는다. 우리의 전진 속도를 높이는데 필요한 연료는 이 집중력이다. 그렇다고 전진의 노선을 집중력 향상 훈련 코스로는 돌리지 않을 것이다. 집중력을 유지하는 방법은, 나태해지기 시작할 때, ‘집중해야 해!’라는 말을 떠올리는 것이다. 집중력을 높이는 훈련은 그렇게 하는 것이다. 강좌 들을 돈이 있다면, 자신을 즐겁게 하는 일에 투자하길 바란다.
여기서, 사자와 호랑이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자.
사자는 무리 생활을 한다. 그래서 사냥이라는 직업적 능력 외에, 리더십이란 능력이 필요하다. 모든 사자가 다 무리를 이끄는 것은 아니다. 그 세계에도 일인자에게 도전해 승리를 통해야 리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보는 ‘사자’라는 존재에겐 이 2 가지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제하겠다. 나머지는 부수적인 재능이다.
호랑이는 어떤가? 이 혼밥족에게 필요한 능력은, 사냥이란 직업적 능력 외에, 영역 보존이라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존재를 강한 힘으로 퇴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나머지는 부수적인 재능이다.
사자와 호랑이는, 각자 가진 이 2가지 능력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는 받지 않는다. 타인이 시선을 부수적이고 부족한 재능에 돌릴 기회조차 없다. 그 앞에서 얼어붙어 버리니까.
그럼 당신에게, 부족하다는 판단, 그러한 타인의 시선을 생기지 않게 할 재능은 무엇인가? 타인이 당신 앞에서 얼어붙어버리게 할 압도적 재능은 무엇인가?
여기서 가상의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당신에겐 기자 경력이 있다. 짧던 길던, 글을 써서 먹고 산 경험이 있다. 지금은 다른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 그곳에서 프로젝트 하나를 성공시켜 홍보부 요청으로 보도자료 초안을 쓰게 됐다. 결과는 난리였다. 군더더기 없는 storyline, 깔끔하게 핵심을 요약한 문장. 팀원들이 성공 회식자리에서 대단하다며 집중된 시선을 당신에게 보낸다. 여기에 홍보실이 거들길, 지금까지 보도자료 초안을 여러 팀에서 받았지만, 이런 결과는 없었으며, 게다가 이번 건은 수정 없이 그대로 매체에 보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심드렁하다.
글을 써서, 급여를 받고, 그 글이 매체에 실려 사회로 공개되었던 경력이 있다는 것은, 즉 글을 써서 먹고 살았다는 것은, 일반인(이런 경험이 없는 이들)에 비해 글은 당연히 잘 쓸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글쟁이의 세계에서는 크게 인정받지 못하고 다른 세계에 와 있긴 하지만.
우리는 Documentary를 통해 사자와 호랑이의 집중력을 시각적으로 경험했다. 그리고 사자와 호랑이의 핵심 능력 혹은 재능에 대해 사고적 경험을 했다. 마지막으로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소위 ‘잘하는 일’의 경험도 했다. 여기서 질문!
지금 당신의 직업은 무엇인가? 그 직업에 필요한, 사자나 호랑이의 그것이 될 수 있는, 압도적 재능은 무엇인가? 그 재능 혹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식별해 내라는 말을 하고 있다.
그것을 키우고 키우면, 아마도, 그리고 아무도, 당신에게 지껄이던 조언을 거두어드릴 것이다. 이제 한 사람 몫을 하는 당신에게 누가 뭐라 하겠나?
나를 즐겁게 하는 것이 있는가? 전진의 동력은 집중력.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필요한 핵심 재능의 식별. 이 3가지에 진지하게 대응하면, 전진의 속도가 서서히 눈에 띌 것이다. 그리고 사자와 호랑이, 하다못해 고양이가 쥐를 잡는 그 지고의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당신은 압도적 재능을 보유한, ‘부족하지 않은’, 한 사람의 몫을 하는 인간이 될 것이다. 그러고 나면, 시오노 선생도 자신의 의견을 책으로 피력하여, 남자들에게 아쉬움을 표시하진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삶을, 그 살아감을 즐거워할 것이다.반응형LIST'지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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