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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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수용
개미나 벌도 많은 숫자가 모여 함께 일하는 능력이 있지만, 이들의 일하는 방식은 경직되어 있으며 그것도 가까운 친척들하고만 함께한다. 늑대와 침팬지의 협력은 개미보다는 훨씬 더 유연하지만, 협동 상대는 친밀하게 지내는 소수의 개체들뿐이다. 사피엔스는 수없이 많은 이방인들과 매우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다. 개미는 우리가 남긴 것이나 먹고 침팬지는 동물원이나 실험실에 갇혀 있는 데 비해 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 유발하라리 '사피엔스' 중에서 옛 몽골 제국(혹은 몽고 제국)의 수도에는 다양한 종교가 모여 있었다고 한다. 몽고의 황제도 이방인의 문화에 수용적이었다고 한다. 동아시아부터 서유럽에 이르는 광대한 제국을 경영하기 위해 이들이 행한 것이 타 문화 수용은 아니었을까? 이 두 ..
2020.08.04 -
이유 없이 받아주기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수많은 이별과 눈물, 수많은 분노와 싸움.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선한 마음인데 왜 이별, 눈물, 분노, 싸움이 발생하는 것일까? 의식의 전면에 위치하던 상대에 대한 애정이 상대로 인해 감소하거나 사라진다 하여 과연 잘못은 상대에게 있는 것일까? 혹시 그 계기가 ‘상대는 사랑하지만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마음’, 즉 나의 기호가 작용한 것은 아닐까? 수많은 사랑의 맹세 중에 ‘영원히 너를 사랑해’보다 ‘네가 좋아하는 것들 모두를 좋아할 거야’가 더 엄청난 맹세 임을 우리는 잘 모른다. 이유는 한 가지. 내가 사랑한 대상은 상대이지 상대의 기호는 아니었다. 어쩌면, 매우 슬픈 이야기이지만, 상대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상대가 ‘내 기호 내’에 있기 때문은 아닐..
2020.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