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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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惡)의 단물을 쏙 빼먹다
악 혹은 악인의 이점을 발견할 수 있을까? 현대의 악 혹은 악인이란 악(惡) 혹은 악인(惡人)은 사회가 무엇을 윤리적 기준으로 삼고 있던지 항상 존재했고 항상 침범에 대비해야 할 존재이다. 악 혹은 악인의 가장 객관적인 정의는 ‘우리의 반대편에 선 행위 혹은 존재’일 것이다. 이런 판단은 ‘우리는 선(善)’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우리 편이든 반대편이든 ‘우리’는 선을 추구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 그룹, 사회가 수립하여 지키고 있는 기준을 따르며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 따라서 ‘우리 그룹’, '우리 사회’의 다양한 활동은 ‘우리 기준’에 비추면 당연히 선이다. 반대편에 선 그룹, 사회의 행동과 판단은 악이다. 우리는 그들의 기준을 인정할 수 없다. 그들의 행위도, 판단도 인정할 수 없다. 그것을 인정..
2018.05.14 -
문득 떠오르면 잠시 멈춘다
49년의 삶을 사는 동안 보고, 듣고, 맛보고, 만져 보고, 냄새 맡으며 쌓인 경험이 지금 내가 경험하는 것과 자석의 N과 S가 되어 서로 끌어당긴다. N과 S가 닿으면 생각이 시작된다. 야마오카 소하치의 ‘오다 노부나가’ 3권 69쪽 ““드디어 우리 오와리의 운명도 앞으로 사오 일 이면 결정이 나겠군.”“ 왜 믿질 못하지? 노부나가가 ‘오와리의 멍청이’라고 불리며 했던 기행들이 오와리의 위기 때마다 이를 해결하는 밑바탕이 되었음을 중신들이 여러 번 확인했다. 그러나 다시 위기가 닥치고 노부나가의 기행이 시작되자 중신들은 이런 판단을 하고 있다. 통찰이 없어도 중신이 될 수 있었나? 나중에 일이 해결된 후 이번 기행도 해결의 기반이 됐다는 것을 확인해야 “역시!” 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텐가? 어떻게..
2018.03.30 -
외로운 두 남자의 이야기
회식 자리 한 구석에 신기하게도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혼자 술을 따라 마시는 사람이 있다. 잔이 비면 술을 채우고 술이 차면 잔을 비운다. 숨은 쉬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그는 술로 호흡을 하는 듯했다. 나 역시 상대 없이 회식에 앉아 있던 터라 그의 앞으로 갔다. 당연히 이런 분위기 안에는 앉아 있을 사람은 없다. 술로 호흡하는 와중에도 시야는 넓은지 앞에 앉는 나를 흘깃 본다. ‘뭐해?’ 이 한 마디가 그의 입을 연 방아쇠가 됐다. 그리고 1시간 동안 그는 술로 하던 호흡을 멈추고 말로 호흡을 대신했다. 전문 분야에서 사적 과거까지, 회사 분위기에서 들어가기 싫은, 혼자 사는 집에 이르기까지. 그는 혼자 있던 만큼 안에 고여 있던 말도 많았나 보다. 전문 분야에서 사적 과거까지, 회사 분위기에서 ..
2018.02.18 -
감성론
문득 ‘감성’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예전 책이긴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구립 도서관에서 빌렸다. 포털에 게시된 이야기 중 이 책을 언급한 글을 읽었고, 급하게 흥미가 끌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하루키의 글로는 들어가지 못했다. 신수정 문학평론가가 하루키에 대해 이야기 한 내용 중 ‘무국적성’과 ‘가벼움의 미학’이라는 말을 언급했을 때, ‘감성’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무국적성’이란 단어보다 ‘가벼움의 미학’이라는 단어에 닿았을 때다. 왜일까? 신수정 평론가는 ‘... 고도의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들에게 필연적으로 부과되는 존재의 무거움’이라고 썼다. ‘고도의 자본주의 사회‘라는 제한된 세계에 동의한다기보다, 나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 살게 된 삶’..
2018.01.12 -
'너 자신을 알라!'
꿈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편이다. 꿈을 이루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자신의 꿈만을 바라보고 하루 24시간 나태하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수정하고, 고치고, 찢어 버리고, 다시 그린다. 계획을 세우는 동안 타오르는 의욕은 그 꿈을 이루는 과정 중 가장 뜨겁다. 꿈에는 가치 등급이 있을까? 좋은 꿈과 나쁜 꿈, 혹은 올바른 꿈과 올바르지 않은 꿈. 이렇게 꿈에도 좋고 나쁜 등급이 있을까? 적어도 본인은 자신의 꿈은 좋은 꿈이고 올바른 꿈이란 믿음을 갖는다. 그 누구도 올바르지 않은 꿈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이란 이상향과 같다. 뛰어도 달려도 닿기가 쉽지 않다. 왜 그럴까? 결코 ..
2018.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