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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가진 시의성은 어떻게 이해할까지난 글 2017. 5. 7. 14:41728x90반응형SMALL
고전의 사전적 의미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 그리고 ‘옛날의 서적이나 작품’이다. 이 글에서 논하고자 하는 고전은 두 번째 의미이다.
고전 읽기가 대중화된 것은, 아마도 인문학의 붐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Apple을 비롯한 세상을 이끌어가는 창의적 조직들의 활동력에 인문학이 근간을 이룬다는 조사 결과의 발표가 시발점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인문학의 사전적 의미는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창의력의 근간을 이루는 지식에 언어, 문학, 역사, 철학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 말은, 언어, 문학, 역사, 철학을 연구한 결과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력의 근간이 되는 것은, 그러한 연구 결과보다는 상대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이 더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닐까 판단된다.
필자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근원적 고민, 즉 개인의 삶의 영위, 사회생활, 영역의 존속과 개선 방안 등은, 동양의 경우 제자 백가의 시대에, 서양의 경우 그리스 철학 시대에 현대까지 시의성을 가질 정도의 수준으로 발달했다고 생각한다. 그 내용들이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변형되고 융합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고전을 읽는 우리들이 기대하는 점은, 21세기까지 그 영향력을 보유한 저자들의 집필 내용을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바를 고민하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서 일 것이다.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의 삶이 존재한다. 유사하게도 보이는 이 100가지 유형의 삶이 선택하는 고전은 또한 유사하기도 다르기도 할 것이다. 동일한 고전을 읽더라도 얻고자 하는 것이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고전을 읽는 것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까?
필자는, 국부론, 종의 기원 등의 고전을, 20세 이상의 성인이나 그 분야에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보는 책으로 고전 읽기를 시작하지 않는다. 초중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편찬된 학습 만화를 그 시작점으로 삼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학습 만화들은 보유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전체적인 부분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이다. 그렇다고 하여, 이러한 학습 만화들이 개요나 단순 소개 수준에 머물러 있지도 않다. 기초 지식이 적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하는 데엔 교과서 정도의 지식은 있어야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아마도 이러한 고전을 아무리 쉽게 집필하려 했더라도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하한선은 있을 것이다.
국부론의 경우, 자본이 무엇인지, 노동이 무엇인지, 지대라던가, 세금, 관세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 아마도 이런 학습 만화를 이해하려면 중학생 정도의 지식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용어들은 인터넷 사전 혹은 사전 앱 하나만 있어도 쉽게 넘을 수 있는 허들이기도 하다.
이번에 국부론(주니어 김영사)를 선택한 것은, 대통령 선거 시즌이기도 했다.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는 국가의 운영, 경제 문제에 대한 뉴스 보도와, 다큐멘터리 혹은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접하는 분석 내용들만으로는 사실 현재의 전반적 운영 상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 실시하게 된 경제 정책이 과연 우리 실정에 맞는 것인지, 부의 불평등은 결코 해소될 수 없는 것인지, 특정 소수에게 전반적인 부가 편중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등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이해가 있어야 이러한 뉴스와 분석 내용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선택의 순간에 적어도 어제의 ‘나’보다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학습 만화 한 권 읽었다고 해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의 이치를 한방에 이해할 수는 없다. 대신, 국부론을 읽으면서, 경제 측면에서의 사회적 계급 간 관계, 해외 무역과 국내 생산과의 함수, 도시와 농촌의 함수, 국가 세수 등에 관해 기억해 낼 수 있는 부분을 하나둘 확인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예를 들면, 톨게이트 통행세의 경우, 중량을 중심으로 통행세를 거둘 경우, 무거운 짐을 나르는 영세한 사람들이 더 많은 통행세를 내게 되고, 가벼운 짐을 나르는 부유한 사람들은 적은 통행세를 내게 된다. 따라서 지금처럼(물론 현재 상태가 영속적으로 이상적이라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대형 차와 소형차로 나누어 통행세를 받는 것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라는 것은 이해하게 됐다. 또한, 통행세는 도로 등 관련 시설의 유지 보수 및 발전에 사용되어야 하고, 그 외의 용도로 이 자금을 당겨쓰게 되면, 실제 도로 등 관련 시설을 보수하려고 할 때 자금이 부족해질 것이란 이해를 했다.
단지 이해일 뿐이지만, 적어도 통행세의 기준이 부의 차이에 따라 나누어져 있다는 이해를 했으며, 징수 용도에 맞게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다. 또한 국부론이 집필된 연도를 생각하면 그 시의성에 매우 놀랐다.
그럼 이러한 이해를 갖게 된 ‘나’는 이 이해를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어떻게 활용하면 될까?
국부론 학습 만화를 읽고 나서 필자가 앞으로 나아감에 도움이 된다고 여긴 것은, ‘부의 추월차선(엠제이 드마코/토트)’를 읽고 나서 생각한 점과 동일하다. 현재의 흐름에 대한 이해도가 한 걸음 나아갔다는 것이다. 그 이해도로 앞으로 어떤 유익한 결과를 낳게 될지는 아직 명확하진 않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자본 투자를 통해서이고, 투자 수익이 큰 부분은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을 생산할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며, 필요로 하는 집단의 크기(시장의 크기)가 클수록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이해를 갖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는, 내가 잘하는 것이 어느 정도의 필요를 충족하거나 리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됐으며, 가능한 나의 좋은 능력과 관련된 블루 오션이나 틈새시장은 어디일지 찾는 노력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아이들이나 읽을 책이라 폄하하지 않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고전을 골라 읽고,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하나둘 이해해 나가는 것이, 필자가 고전을 읽는 이유이고, 어떤 고전을 읽을지 선택하는 기준이다.
여러분은 어떤 고전을 읽고 있으며, 어떤 이해를 얻고 있나? 그 이해는 어떤 소화 결과를 낳고 있나?
보다 적시적 생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주도적이고 자유로운 인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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