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3. 12:21ㆍ지난 글
동선 설계를 위해 현재 일과를 살펴보자.
나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가?
사랑한다는 의미는 대상이 자신이든 상대이든 동일하다. ‘대상을 귀하게 여기고 아끼며 행복하도록 기여하는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현재의 나는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아끼며 행복하도록 기여하고 있는가? 이를 기준으로 지금의 일과를 바라본다.
귀하게 여기기는커녕, 아끼지도 행복하도록 자신에게 기여하지 않았다. 그러니 바쁜 데도 보람도 적고 힘들 기만 한 것이 아닐까? 일과의 효율적 운용이라든가 효과적 방법 적용을 생각하기 이전에 나는 과연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아마 적어도 사랑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자신이라고 생각할 뿐이지 않은가. 이는 어제 오늘의 인식은 아니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해라’, ‘이거다’라는 말에 발걸음을 옮겨오고 있었다. 그렇다고 개선 노력과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참고하거나 3번 이상 읽은 자기 개발 서적, 자기 향상 서적만도 10 권이 넘는다. 물론 내용을 요약하고 그대로 시도했다. 하지만 그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변명을 하자면, 열정이 부족하거나 의지가 약한 것이 계획을 이행하지 못한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삶의 주도권이 내 손 안에 없었다. 나를 휘두르라고 다양한 사유로 타인에게 주도권을 수시로 양보했다. 사랑 활동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삶의 주도권은 내가 쥐고 휘두르는 것이다.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일까? 일상 중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특정 조직의 구성원으로 일한다. 구성원으로 일하면서 실수를 하게 된다. 실수가 하나 둘 쌓일수록 상관의 질책이 빈번해지고 내 입에서 ‘죄송합니다’가 반복된다. 99 가지를 잘 해도 하나의 실수가 사과를 야기한다. 사과에 이어지는 말은 ‘이렇게 해’라는 지시다. 주도적 수행이 아니라 수동적 수행으로 변경된다. 결과의 판단 기준과 행위는 상사에게 있다. 통과 여부를 상사가 결정한다. 이러한 상황이 ‘어쩔 수 없어’라는 변명을 생성한다. ‘어쩔 수 없어’가 생성되면 주도권은 타인에게 넘어가고 난 후다.
사전 정보 확보의 장점을 알고 있었다. ‘알면 망설이지 않고, 망설이지 않으면 실수하지 않는다.’ 이것이 사전 정보 확보의 장점이다. 그렇다면 내가 우선 진행할 사전 정보 확보 활동은 무엇인가? 조직의 대 목표, 공유된 활동 내역, 그리고 상사의 취향이다. ‘취향’을 알아야 할 이유는, 변경이 잦은 상사일수록 확실한 기준이 없고 과거의 경험이나 윗사랑의 취향을 긁어모은, 변하기 쉬운 기준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그 상사의 리듬을 잡아낸다.
두 번째 활동은, 성공 경험이다. 정보는 지속적으로 파악하며 일하는 방법을 그 정보와 일관되게 하여 작더라도 성공을 쌓아 파악한 정보를 여과하고 가치를 높인다. 이를 반복하면 정보 선별의 식견을 가질 수 있다. 상사가 서서히 ‘좋아’를 반복하기 시작하면 주도권은 다시 내 손으로 돌아온 것이다.
주도권이 확보되면, 일의 진행과 휴식, 크게는 퇴근을 제어할 수 있다. 일과 중 가장 큰 점유를 차지하는 직장 내 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단 시간에 달성될 것은 아니다. 사전 정보 취득을 처음해 보는 사람일수록 시간이 더 소요된다.
소요 시간을 당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상황 파악이다. 정보를 취득하고 상사 및 관련 부서 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 하고 결과를 받는 과정에서 변화하는 주위 상황에 촉각을 세운다. 변화 상황은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사전 취득 정보에 반영한다.
타인의 간섭이 발생하고 내가 극복할 수 없는 위치에 있을 경우 행복하기 위해 세운 개선 계획은 쉽게 변경됐다. 계획이 자주 변경됨에 따라 계획 자체가 흐지부지 됐다. 수립했던 계획은 사전 예방, 즉 유비무환 有備無患을 통해 자신을 정비하고 행복하기 위한 활동 중심으로 삶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자잘하게 포기하고 자잘하게 변경하면서 초기 목표는 사라졌다. 다만 발등에 떨어진 과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하게 됐다.
이렇게 계획이 흔들린 원인 중에는, 계획을 구성하는 각 활동에 산출물을 명확히 정하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활동을 전개하는 이유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이지만, 계획서에는 ‘이런 활동을 한다’까지 반영되어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저런 산출물을 얻는 것을 목표 달성 활동의 마감으로 정한다’라고 정의되어 있지 않았다. 마치 무작정 활동만 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던 것처럼.
더구나, 일과를 보내고 행복 계획을 전개함에 있어, 열심히 하기만 했지 자신을 돌보지 않았다. 피로는 누적되고 과제를 달성하지 않으면 잠을 줄였다. 일과 계획이 몰리면 점심도 아침도 건너뛰었다. 몸은 쇠약해졌고, 면역을 떨어져, 결국 부비동염과 뇌수막염이 겹쳐 3 주간 입원했다. 병실에 누워 하얀 천정을 바라보며 ‘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라는 의문만 들었다.
나는 노력을 했지만 결코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다. 사랑한다고 생각해서 행복하게 해주려고 계획을 세우고 열정 가득하게 전진했지만, 남은 것은 병든 몸뿐이었다. 소모만 일삼았다. 달려 나가기만 했다. 이는 결코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사랑의 대상으로 여긴다면 계획을 실행하며 행복해지고 있나, 행복을 조금씩이라도 느끼고 있나 살펴봐야 했다. 계획이 만능인 것처럼 실행만 하면 행복해진다고 넘겨짚은 것이다.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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