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ㅣㅂㅕㄹ 기억

2020. 6. 4. 16:19지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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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긴 시간이 지났다.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까?

그 사람도, 그리고 당시의 나도.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


그녀의 장점은 무엇이었지?

내가 반한 포인트 말고.


그녀는 나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

‘연인’말고.


나는 ‘연인’이라고 틀을 씌우고 그 틀로 국한된 시각으로 그녀를 보았던 걸까?

왜 ‘그녀’가 아니라 ‘누군가’로 보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장점을 더 발견하고, 더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사람으로서 상대를 보지 못한 나에게 잘못이 있다.

이별 책임자가 누구이었지라는 생각이 아니다.


이별은 잘못이 원인일까?


함께 있을 이유가 서로의 마음에 남아 있지 않아서 발생하지 아닐까?

연인이란 함께 있는 사람들인가?


그 당시 ‘단지 함께 있고 싶어서’ 같이 있지 않았다.

서로에게 느낀 매력도 우리가 연인이 된 이유이었다.


나의 시선은 언제 변했을까?

분명한 이유가 있었나?


익숙해지면서 불편할 정도로 갖추던 매너도 사라지고, 그것을 더 가까워진 것으로 생각했다.

사귀는 사이고, 시간이 흘러 스스럼없는 관계가 됐다고 여겼다.

더욱이 ‘너를 좋아해’ 감정에 기대기만 했다.


‘함께 있으니 좋네’

‘웃으니 좋네’

‘옷이 어울리니 좋네’

‘잘 먹으니 좋네’

‘좋네… 좋네… 좋네…’


그냥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좋아하기만 했다.


지금은

‘내가 좋아해서 그녀가 행복했었나?’

‘그녀가 좋아한 내 행동이 무엇이었지?’

‘그녀가 진심으로 고맙게 여긴 내 기여는 무엇이었지?’

‘나, 얼마나 그녀를 알고 있었지?’


난 그녀와 헤어진 후 언제부터 그녀를 떠올리지 않게 됐지?

상기마저 하지 않게 된 시점은 언제이었지?



어쩌면 나는 좋아한다는 멋진 장신구를 걸치고 기분이 좋아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만 했나 보다.

천둥벌거숭이가 따로 없었네.

나, 연애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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