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삶의 겉멋
    지난 글 2017. 3. 10. 11:59
    728x90
    반응형
    SMALL


    ​카페는 책 한 권을 들고, 혹은 노트북을 가지고 들어가, 창가 바 Bar나 구석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큰 잔으로 마시고 싶은 공간이었다.

     

    하지만, 집에 Drip Coffee 도구와, 캡슐 머신을 두게 된 후, 더구나 거실에 긴 테이블을 놓게 된 후 집에서 모든 것이 가능했다. 더구나 음악도 내가 듣고 싶은 것으로 재생한다.

     

    카페의 소음은 어떤 일에 집중하기에 좋은 정도란 글을 읽었다. 체험적으로도 그렇다고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미국 드라마 Sex and the City는 검은색 파워북에 커피 한 잔을 두고 집필에 여념이 없는 캐리의 모습을 보여 주었고, 생활의 한 모습을 변화시키기엔 충분한 분량이었다. 이런 현상은 영화 You've got mail에서 출근길에 스타벅스를 들려 카푸치노를 받아 걷는 모습이 변화시킨 또 하나의 도시 풍경이었다.



    하루 한 잔 이상의 원두 커피를 마시는 필자에게 이런 분위기와 습관들은 커피 맛에 좌우된다. '쨍'한 맛의 스타벅스, 구수함이 있는 커피빈에 길들여진 필자의 혀는, 직접 원두를 볶아 파는 카페들에 의해, 그리고 예가체프로 대변되는 대중화된 원두 브랜드에 의해 Favorite이란 기호가 형성되었고, 커피의 맛에 따라 머물 곳을 결정하는데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모든 시설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휴일이 되면 카페로 향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그 복합적 분위기에 내가 진 것은 아닌가 한다. 이는 대형 서점에 마련된 책 읽는 공간에 몇 권의 책을 골라 들어가 부분 부분을 읽어 보고 살 것과 사지 않을 것을 선별하는 것과 같다. 또한 뉴욕 Barnes & Novel이나 서울 광화문 혹은 강남 교보 문고(한 7년 전?), 혹은 삼성동 KOEX 반디 앤 루니스(예전) 서가 사이 바닥이나 유리벽에 기대어 책을 보던 겉 멋(?)과도 통하는 희망 사항이다.

     

    경제적으로는 이미 재화를 갖추고 그것을 소비함에 부족함이 없는 데도, 굳이 별도의 구매를 추진하여 나머지, 그 분위기라는 상품을 구매해야 하는 지는, 적어도 방금 캡슐 커피를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엔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주중의 스트레스에 의해, 그리고 주말 가족들과의 즐거운 시간들 전에 오롯이 나 홀로 앉아 그런 겉 멋이라도 떨고 싶은 것은 아닐까?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집은 바로 근처에, 걸어서 5분 이내에 카페가 있는 곳에 구하고 싶다. 뉴욕에서의 2개월 반은 그런 공간에 있었다. 덕분에 세수도 하지 않고 새집 든 머리를 그대로 들고 노트북과 함께 1층 카페로 갔겠지.


    어쩌면 이런 겉멋은 삶의, 그리고 생활에 작은 활력소가 아닐까?



    반응형
    LIST
도시 생활 Urban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