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78)
-
Perfect Days
이 영화는 한 개인의 삶의 단면을 잘라 보여주었다. 그 일상을 관객의 입장에서 보는 나는 Perfect day란 무엇일까라는 자문을 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을 유지하기 위한 한 인간의 노력'으로 비춰졌다. 자신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우리가 보기 전의 삶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는 자신을 잃지 않는 최소한의 행동을 정기적이고 규칙적이며 정규적으로 해내는 것이다. 마치 내가 아침에 일어나 화병의 물을 갈고, 화분에 물을 주고 햇살 아래 내놓으며, 커피를 내려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 언제나 5개의 아이스드 커피가 냉장고에 있도록 유지하는 것. 휴무일이 평일일 때는, 모두 출근과 등교를 한 후 집안을 청소하고, 마른 빨래를 정리하고, 설거지를 마무리하는 일. 그리고 나서 예정된 연재..
2024.08.25 -
뱀 巳
사조영웅문 시리즈는 몇 년에 한 번씩 제작된다 사조영웅문 2017의 황용이 가장 마음에 든다 중국의 무협 영화는 무공 시연의 연출로 영상 혹은 특수 효과의 발전을 가늠한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경우, 나만의 주목 포인트가 있다 곽정이 왕처일의 약을 구하기 위해 완안홍열의 궁으로 잠입한다약을 골라주던 약동이 분위기가 이상해 그들을 가두고 도망을 친다곽정은 탈출을 위해 우왕좌왕하다가 영지상인이 심혈을 기울여 사육하는 약뱀과 싸우게 되고, 영지상인이 먹으려던 약뱀의 피를 잔뜩 마시고 무공이 증진된다이 뱀의 모습을 어떻게 표현했을까가 내 주목점이다점점 나아지고 있다아직 2024에서는 보지 못했고, 기대 중이다.
2024.06.24 -
축 軸 axis
저울의 균형이라 했을 때, 양쪽 접시의 높이가 같은지, 저울의 눈금이 '0' 혹은 중앙에 놓이는지 주목한다삶의 균형에서도 일과 일상이 같은 높이에 평행하는 상태에 주목한다 하지만, 저울의 중심축이 기울어져 있다면, 양 접시의 높이가 같더라도 이는 균형이라 볼 수 없다 일생 동안 겪는 갖은 사건들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이 어울어져, 나로서 살고자 한다면 우선, 어떤 일에도 자신을 잃지 않도록 균형의 중심축을 바로 새울 일이다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는 나침반이라 했다정북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있을 때, 우리는 자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나로 살기 위한 또 하나의 주목점은 사회 생활이다우리는 감정을 가지고 있다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나올 것은 나오고, 들어갈 것은 들어가야 한다 콧물..
2024.06.24 -
제물
불멸의 그대에게, 5~6세 아이를 곰의 제물로 바친다 제물의 부모는 아이에게 축하를 전하고, 신성한 역할을 맡긴 마을 사람들에게 감사한다고 인사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아이를 안고 오열한다. 곰은 신인가? 건강한 아이를 달라고 요건을 전했나? 단지, 이 먹이로 만족하고 마을을 건드리지 말라는 의사표현일 뿐이다. 아무 말 하지 않은 곰을 대신해 뇌가 작동했을 뿐이다. 사람을 제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지금도 존재한다. 기업이 문제를 일으켜 고객에게 손해가 갔을 때 누군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리고 크게 인사한다 문제 해결은 다른 사람이다. 다행히 관련자라면 출발점은 나을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문제 파악에 시간을 드릴 것이다. 문제에 따른 손해는 기업에 고스란히 남는다. 새 담당자가 궤..
2024.04.06 -
지속적인 어색함
극의 처음부터 말까지 두 사람은 어색하다 지속 가능한 어색함을 구현함이 부럽다 작은 마음에 첫 정이 들어 어색하다 오래간만에 다시 만나 어색하다 서로 다른 세계에 살다 만난 두 사람 어디서 끊을지, 끊어도 되는지 망설인다 마음속 첫 정과 다시 만나 즐겁다 어색함이 옅어질 무렵, 갈망에 목마르다 첫 정을 다시 만나 마냥 즐겁기만 한 이상주의자를 현실주의자가 기다리기 어렵다 다시 만났지만, 이젠 서로 다르다 첫 정의 모습은 없고, 오히려 다가갈 수 없다 움찔움찔 어색하다 독서 중 밑줄 긋는 것처럼 부부는 싸운다 두 나무가 하나의 화분에 담긴다 살아온 대로 뿌리를 뻗으니 충돌할 수밖에 없다 개인의 영역을 정하고 넘지 않으면 될 텐데 새와 나뭇가지 같은 것 둥지를 틀 곳이 아니다 앉았다 가는 곳이다 우리는 그런..
2024.03.08 -
존재론적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과 공각기동대는 인간과 기계화된 형태인 에바들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과 인간의 심리적인 측면을 다룬 철학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알려져 있다. 두 작품은 고도로 철학적이며, 인간의 심리, 아이덴티티, 관계, 고독 등에 대한 깊은 사색을 담고 있다. 에반게리온은 인간의 내면 갈등과 자아의 탐구, 신비한 존재와의 상호작용 등을 다루며, 인간의 복잡성과 불완전성을 강조한다. 또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의미와 목적을 탐구하고, 감정적인 부조리와 이성적인 이해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다룬다. 공각기동대는 사이버펑크적인 세계관과 기술적 발전에 따른 인간의 존재의 불안과 이를 통한 인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생기는 윤리적인 문제와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02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