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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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혹은 빛
조명 혹은 빛의 존재 목적은 무엇일까? 그들은 항상 대기하고 있다. 항상 기다리고 있다. 사용자가 스위치를 켤 때까지. 태양이 하늘에 있을 때 그들의 존재 목적은 무엇인가? 그들은 대기하고 있다. 태양이 있더라도 구름 뒤에 섰을 때를 대비하여. 태양이 졌을 때야 말로 그들의 시간인 것 같다. 하지만 이 때도 그들은 대기하고 있다. 천정 조명이 대부분의 시간을 점유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대기하는 이유는 특정 상황 때문이다. 작업을 할 때 내 시선이 닿는 곳은 매우 밝아야 한다. 나름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긴 하지만. 혹은 사용자가 잠자리에 누울 때다. 그제야 천정 조명은 꺼지고 그들의 시간이 다가온다. 졸음이 몰려오기 전까지 이것저것 할 일도 있고 무엇보다 어두운 것이 싫으니까. 세상에서 어쩌면 가..
2018.07.17 -
문득 떠오르면 잠시 멈춘다
49년의 삶을 사는 동안 보고, 듣고, 맛보고, 만져 보고, 냄새 맡으며 쌓인 경험이 지금 내가 경험하는 것과 자석의 N과 S가 되어 서로 끌어당긴다. N과 S가 닿으면 생각이 시작된다. 야마오카 소하치의 ‘오다 노부나가’ 3권 69쪽 ““드디어 우리 오와리의 운명도 앞으로 사오 일 이면 결정이 나겠군.”“ 왜 믿질 못하지? 노부나가가 ‘오와리의 멍청이’라고 불리며 했던 기행들이 오와리의 위기 때마다 이를 해결하는 밑바탕이 되었음을 중신들이 여러 번 확인했다. 그러나 다시 위기가 닥치고 노부나가의 기행이 시작되자 중신들은 이런 판단을 하고 있다. 통찰이 없어도 중신이 될 수 있었나? 나중에 일이 해결된 후 이번 기행도 해결의 기반이 됐다는 것을 확인해야 “역시!” 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텐가? 어떻게..
2018.03.30 -
매일 네 가지의 자문
요즘 일기는 아래 4 가지 질문에 매일 답변을 생각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 제대로 살고 있나?- 무엇을 위해 목숨(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사용하고 있나? - 꿈을 누구와 함께 나눌 것인가? - 나의 꿈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대부분 위 두 문항에 대한 생각이 하루 일기의 주를 이룬다. 아래 두 문항 중 세 번째 문항은 가끔 생각하고 네 번째 문항은 미루어두고 있다. 아직은 내 꿈이 명확하지 않은 탓일까?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2018년 신년 계획을 생각하며, 2017년까지 고민하고 나름대로 애를 써 왔는데 이루지 못한 것들을 정리했다(http://naver.me/xPCLuPdP). 첫 번째 문항은 여기 정리된 내용이 주를 이룬다. - '회사원'에서 '내 이름을 건 일'로의 전환 - 급할 때 사..
2018.03.10 -
부족하지만 매력적이야
겨울은 봄에 새로 태어날 것들을 위해 자리를 정리하는 계절이 아니다. 봄, 여름, 가을, 이 세 계절 동안 쉬지 못했던 모든 생명과 존재들이 쉬도록 강제로 집안에 묶어두는 계절이다. 신도 세상을 6일 동안 창조하고 7일째 쉬었다 하지 않는가. 그런데 인간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쉬고 싶을 때도 있었다. 분명 부족하다. 덜렁거리고 여성의 모성애와 따스함도 없다. 화장실만 여성용을 쓰지 천생 남자다. 성격은 한 마디로 칠랄라 팔랄라 한다. 타고난 부분도 크겠지만, 아무도 다듬지 않았나 보다. 아니, 결과론적인 말이지만 다듬는데 실패했을 것이다. 그런데 자꾸 눈이 간다. 행동 하나하나에 맘이 쓰인다. 떨어져 있기라도 하면 자꾸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래서 각오를 한다. ‘내가 메워 주리라!’ 이리저리 손가락 ..
2018.03.06 -
누가 누구를 이해해?!
자식이 잘 하고 있다고 생각이 되면 더 노력하자. 20년 혹은 30년을 넘어 아이가 나를 이해하는지도 모른다. 아직도 앞뒤를 분간 못하는 부모를 현명한 아이가 이해하며 사는지도 모른다. 나이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것은 요즘 말로 '개 웃기는' 일이다. 정치권을 보자. 나이 많은 노인들이 젊은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있지 않나? 마치 젊은 정치권이 저지른 잘못을 연륜 많은 사람들이 다 짊어지고 있다는 듯. *이미지는 여기서: Photo by Nourdine Diouane on Unsplash
2018.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