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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주 이야기
    영화 이야기 2021. 7. 2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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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Matt Seymour on Unsplash

     

    영화 로마의 휴일어른의 로맨스다.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그것에 맞게 펼쳐진 마음을 다시 접어 넣는 이야기. 영화 노팅 힐우리의 로맨스다. 사랑하면 결혼까지, 사랑 앞에 우선하는 것은 없는 이야기.

     

    https://youtu.be/gPhXjrDANGk

     

    로마의 휴일노팅 힐을 비교한 계기는, ‘여배우는 현대의 공주라는 생각이다. 주위를 둘러싼 수행원들, 분 단위 일정, 개인이 아닌 얼굴로 24시간을 보내는 생활. 공식 일정 외 행동은 일탈로, 가십의 먹이가 되는 생활. 그럼에도 자신의 최고 모습을 보여야 하는 의무. 현대의 공주나 근대의 공주 모두 혼자의 몸이 아니다. 매여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건 사람들이 의 행동으로 음으로 양으로 영향을 받는다. 자신의 위치를 지킬 수 없는 공주는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회사 같다.

     

    https://youtu.be/Iql-617h3mU

     

    두 영화 모두 남자 주인공은 기자. 특종, 아니 가십을 원하는 파파라치에 가까운 기자와, 그녀와 만나기 위해 잡지 기자가 된 주인공. ‘공주를 공식적으로 만날 수 있는 직업은 기자다. 일반인인 내가 공주 근처에 가면 수행원의 벽과 손이 나를 밀어낸다. 기자는 호감이 없어도 만날 수 있는데, 나는 호감을 가져가도 잠정적 공격자로 취급받는다. 공주와 대화를 나누는 일반인. 당연히 주목을 받는다. ‘누구야?’라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 거야로 결론이 나는 이야기는 공주에게 치명적이다.

     

    로마의 휴일속 오드리 헵번은 아름답다. 931월에 하늘로 돌아간 그녀는 스크린 안에서 가장 빛나던 시절의 그녀로 돌아왔다. 노팅 힐의 그녀가 시원시원한 외모라면, 로마의 휴일 속 공주는 농밀한 외모라고 생각한다. ‘로마의 휴일에서 공주가 스미티가 되는 순간은, 단발머리로 변하는 순간이다. 예쁘면 뭘 해도 예쁘다는 말은 진실인 것 같다. 앳됨, 귀여움, 성숙함, 지적인 매력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그녀의 모습은, 그녀의 이탈에 동조하게 하는 방아쇠가 된다.

     

    그녀들의 이탈과 탈출은 로맨스에 닿는다. 이종 Identity 간의 교류는 근대인이나 현대인 모두 부러워하는 이벤트다. 하지만 두 영화 속 그녀들의 로맨스는 단지 이종 Identity가 주는 신기함, 신선함, 그리고 일정표 밖으로의 이탈이 주는 이세계 감이 불러온, 특별한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 남자 주인공의 공통점은, 따스함과 인간적 매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돈과 명예는 현대든 근대든 많은 이들이 바라고 좇는 바이지만, 인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상대의 이타적 마음, 따스함, 부드러움은 아닐까? 이 따스함은 돈과 명예만큼 희소하다. 발견하기 어렵고 발견해도 닿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따스함은 공주의 세계에서 더 희소하다. 공주의 세계에서 흔한 것은, 일정, 일정, 일정이다. 공식적인 얼굴들이다. 그들의 직장이 공주 앞이기 때문이고, 그들은 일을 제대로 해야 존재 이유를 갖는다. 공주들은 개인이 아니다. 누군가의 앞에 서서, 자신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낼 의무를 진다. 그의 보답으로 꿈을 이루고, 원하는 위치에 있을 수 있다. 자아에 주목하기보다, 자신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개인들 역시 혼자 몸은 아니다. 그러나 일과 일상이라는 두 개의 세계를 왕래할 수 있다. 일상에서 혹은 일에서 개인은 혼자로서 존재할 수 있다. 많은 돈은 생기지 않고 명예를 얻기도 힘들지만, 개인은 혼자로서 존재할 능력을 갖는다. 그 시간이 인간적인 매력을 갖게 하는 것은 아닐까? 가면을 벗을 시간, 홀가분해질 시간, 그래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돌아보고 인간으로서 지낼 수 있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어떤 존재보다 값진 경험을 한다. 공주는 일반인의 생활을 부러워하고, 일반인은 공주의 생활을 부러워한다. 그래서 그들은, 이종 간 만남이라는 특별한 기회에 개인이 되어 로맨스를 꽃피워 올린다.

     

    Photo by L A L A S Z A on Unsplash

     

    이 두 공주는, 영화 속에서 또 하나의 부러움을 산다. 인간적인 사람들과의 교류다. 그들이 지극히 이타적이거나, 헌신적이며, 따스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일반적인,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희로애락이 있고, 항상 일상의 스트레스를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과하게도 적게도 반응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 그러나 그녀들이 행운인 것은 그들의 보살핌과 배려로 즐거운 시간도, 그들과 만남도 가질 수 있었다.

     

    늙은이와 혹은 바라지 않는 사람과 공석에서 댄스를 추는 것은 매너이자 의례다. 여기서 벗어난 공주는 지극히 개인의 댄스를 즐긴다. 클럽은 어디에서나 즐거움과 흥분의 장소다. 그리고 나이에 맞는 댄스를 출 수 있는 공간이다. 의례적인 댄스가 아니라.

     

    이렇게 이탈적이고 로맨틱한 시간에도 위기는 존재한다. 위기가 있어서 로맨스가 더 감동적이긴 하지만, 그것은 관객의 몫이다. 오해로 비롯된 헤어짐, 그리움, 그리고 오해의 해소. 이는 노팅 힐의 서사. 로마의 휴일은, 특종을 버리고 공주의 삶을 지켜주는 신사의 배려가 그녀로 하여금 추억을 간직하게 한다. ‘, ?’ 하는 순간이 위기였다.

     

    Photo by Noralí Nayla on Unsplash

     

    당연히 두 영화에는 다른 점이 있다. 현대의 공주는, 격리된 공간에서 애정과 자유로움을 느낀다. 근대의 공주는, 대중매체에 큰 사진이 실렸지만, 많은 사람이 그녀를 알아보지 못함에서 자유로운 투어를 한다.

     

    현대의 공주는 공개된 연애가 주는 파장을 크게 받는다. 따라서 둘이 숨을 수밖에 없다. 근대의 공주는 일반인과의 연애로 황실에서 제명될 수 있다. 근대의 공주는 정치적 사유가 결혼을 결정한다. 현대의 공주는 대중의 관심이 줄어든 순간에도 비밀이 결혼한다. 이들에게 로맨스는 더 달콤할 수밖에 없다. 추억이 더 진할 수밖에 없다.

     

    근대 공주의 첫 키스 대 이미 애인이 있는 현대의 공주. 철저히 베일에 싸인 근대의 공주에게 그의 돌발적 키스는 첫 키스다. 첫 키스는 순간의 아쉬움 때문에 끊이지 않는 갈망을 낳는다. 이를 애써 누르고 공주로 돌아가는 스미티. 이미 애인이 있지만, 그에게 사랑은 없다. 사랑은 철저히 이타적인 감정이다. 좋아한다고 무수히 고백하고, 자신이 얼마나 사랑하는지 증거를 보여도, 사랑을 느낄 수 없다면 둘은 연인이 아니다.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서점 주인에게 안착하는 여배우.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화자의 이야기다. 이 두 영화를 비교한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일까?

     

     

    #영화 #로마의휴일 #노팅힐 #공주 #이탈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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